profile
조회 수 2856 추천 수 10 댓글 8


1.jpg

우선 간단하게나마 제 소개부터 하고 시작할게요. ^^

저는 50대 초반이며, 대구 지역의 변방에서 조그마하게 나 홀로 치과기공소를 운영하는 ‘뚱 아저씨’입니다. 

덴탈2804 초창기에는 사진도 제법 올리고 활동도 조금 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점차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덴탈2804에 마지막으로 기공물 사진을 올린 지가 언제인지 이제는 기억도 잘 안 나네요 ^^;

 

그동안 아날로그 기공만 하고 디지털 기공은 외주로 돌려막았는데, 세월이 너무나 급변하여 그 한계가 자꾸 무겁게 느껴집니다. 

힘닿는 날까지 아날로그 기공만 하다가 그만둘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그러기에는 짧지 않은 청춘을 바친 기공이 아깝고, 서럽고, 또 한편으로는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아는 후배님들을 찾아가 어깨너머로 배우고 막무가내로 CAD/CAM을 살까도 생각해 봤지만, 후배님들도 자기일 하기에 바쁜 터라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는 끌려다니기에만 바쁘다가 결국 덤핑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댈 수밖에 없으리라는 불안감도 적지는 않았습니다.




2.jpg



하지만 이대로 손 놓고 세월만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제껏 치과기공사로 살아온 삶이 있는데, 여기서 좌절하고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과 고민 끝에 2804아카데미 ‘초급반 세미나’를 먼저 들어보고 결정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젊은 친구들 사이에 끼어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거래 치과에는 쑥스러워서 세미나 들으러 간다는 말도 못 했고요...)


세미나 수강을 결정한 후에 지인 한 분이 말하길 “기계 사면 교육 다 해주고, 한 달만 개고생하면 다 되는데 요즘 세상에 누가 돈 주고 세미나 들어요? 걍 돈 버리셨네요.” 하더군요. 

물론 개인의 관점에 따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뭐라고 반박을 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평소 기공사에게 ‘시간’이란 곧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큰돈을 들여서 기계를 사는 마당에 세미나에 그 정도의 투자를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큰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CAD 프로그램에 조금이라도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이해한다면 그만큼의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맞다, 틀리다를 말씀드리기는 뭐하고, 각자의 관점대로 편하게 생각하는 게 좋겠습니다요)




3.jpg



4.jpg




그런데 실제로 CAD를 알아가는 과정은 여간 재미있고 흥미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날로그 기공의 거의 모든 부분을 디지털로 재현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쉽게 될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사실 저는 이제껏 컴퓨터하고는 담을 쌓고, 아주 조금만 만지면서 살아왔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에서 막히기 일쑤였는데, 그때마다 2804아카데미 자료실의 교육 동영상을 보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영어로 나오는 유튜브의 기본 exocad 동영상과는 달리 2804아카데미 각 강사분의 친절한 설명이 나오고, 또 차근차근 따라 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알아듣기가 정말 쉬웠습니다. 

저는 빌드업이나 조각을 할 때도 모니터와 휴대폰을 곁에 두고 달고 살다시피 하면서 동영상을 보고 또 봤습니다. (이제는 거의 모든 동영상을 외우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CAD 디자인을 해보다가 막히면 폰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 하는 지경에 이르니, 언젠가부터는 마우스가 먼저 움직일 정도로 exocad에 익숙해졌습니다.      




5.jpg



그리고 한 달의 교육을 마친 순간 그냥 바로 CAM 장비를 질렀습니다. CAD에는 이미 자신이 생기다 보니, 그 다음부터는 천정을 바라볼 때마다 CAM 장비가 어른거리더군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냅다 질렀습니다. 

오늘 지면으로 소개하는 사진들은 CAM 장비 세팅하고 10일 정도 후에 부랴부랴 급조한 샘플들입니다. 이리 봐도 부족하고 저리 봐도 부족하지만, 디지털이라는 요놈 참 신통방통하고 재미지네요. ㅋㅋ 


그리고 평소 메탈을 누구보다 열심히 갈아붙이고, P.F.M 예쁘게 맹글어 볼 거라고 낑낑거리던 늙그수레 뚱땡이가 제 모습이었기에, 거래처 원장님들이 “감당 안 될 기계를 사서 제대로 하기나 할까?” 하고 불신을 가질지 몰라, 우선 급선무로 샘플을 만들어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구형 카메라도 신형으로 바꾸고, 책장 한편에 작은 스튜디오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더불어 요즘은 지르코니아 샘플과 커스텀 쉐이드 가이드를 만드는 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6.jpg




앞으로 열씨미 노력해서, 기공 인생 제2라운드를 다시 한번 힘차게 뛰어볼까 싶네요. 몸이 이미 아날로그에 절은 늦깎이 50대의 제2의 기공 인생, 이제는 디지털로 다시 시작해보렵니다.    

시작은 비록 초라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으로, 그리고 재미있는 소재가 있으면 일하는 짬짬이 사진을 올려서 고수님들께 도움도 청하고 그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예쁜 꽃 사진 한 장 선물 드릴게요. 한국 야생화로 '바늘꽃'이라는 친구입니다. 가냘픈 대 위로 자그마하게 피어나는, 향기도 없는 다년생 들풀인데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너무 이쁘고, 그 어떤 외국의 유명한 꽃에도 밀리지 않을 자태를 가졌다고 생각되어 올려봅니다. 모두 함께 잠시 눈 피로를 풀고 쉬어가십시오. 


덴탈2804 회원님들 모두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50대 소장님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우린 아직은 청춘입니다. 




7.jpg




  • ?
    Richardbae 2019.08.23 04:00

    정말 대단 하시네요. "시작은 미약하지만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말씀이 생각나네요. 

    무언가에 도전하시는 열정에 박수와 격려을 보냅니다.

  • profile
    goodfriend 2019.08.23 04:53

    격려 말씀 감사드립니다. 지금 시장 상황이 많이 힘든 때라 엄청 고민하다 내린 결론인데요, 결과적으로 잘 한 결정이라 생각됩니다. 일이 더 많이 즐겁고 재미있게 지내요. ^^



  • profile
    metalcrown 2019.08.23 08:54

    초보 캐드 교육을 몇년하면서 가장 열심히 하신 소장님이 아니신가 생각됩니다.

    소장님의 긍정적이면서도 도전적이신 면에 뵐때마다 놀라고 반성하게 되더라구요ㅎ

    힘든 결정하신만큼 대박나시고 저 햄버거 사주시는거 킵해둔거 아시죠?!ㅋㅋ

    조만간에 뵙겠습니다~




  • profile
    goodfriend 2019.08.23 10:08

    _              _ ;;;     네


    햄버거 트럭으로 사 드려도 안 아까운 지 맘 아시져?


    조만간에 햄버거 트럭 몰고 만나러 가겠습니다.^^

  • ?
    엘리 2019.08.24 00:27

    만학도의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뵈니 반갑습니다~^^

  • profile
    goodfriend 2019.08.24 17:53

    감사합니다^^   학술 대회 참가하려고 하다 보니 밤일 하고 ㅎㅎ;;;;  이제 댓글 봤네요.  학술대회에서 뵈면 인사하고 얘기해요.

  • profile
    EH[ori] 2019.08.30 21:56

    대단하세요. 사진에서 깊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 profile
    goodfriend 2019.09.01 07:12

    ^^;;;;; 과찬이십니다.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160 | [2804MAGAZINE CHOICE] PHOTO REPORT | 파샬 프레임 디자인

    장 일 환 | JD치과기공소 대표 오늘은 최근 제가 진행한 다양한 파샬 프레임 케이스를 사진으로 소개해봅니다. 그리고 파샬 프레임 보철 제작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편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파샬 프레임 디자인은 항상 평범하고 심플해야 ...
    Date2020.01.07 Category2804MAGZINE CHOICE By덴탈2804 Views2134 Votes4
    Read More
  2. 159 | [2804MAGAZINE CHOICE] 회원 투고 | 석고조각으로 비누 만들어보기 - part.2

    글 .사진 허 창 재 (BN50 Dental Studio 포세린 실장) 지난 호에서는 상악 석고조각에 대해 소개했는데, 이번 호에서는 하악 석고조각 및 실제로 비누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해보겠습니다. 혹시나 본인만의 석고조각 작품을 비누로 만들어 보려...
    Date2019.12.12 Category2804MAGZINE CHOICE By덴탈2804 Views4325 Votes10
    Read More
  3. 158 | [2804MAGAZINE CHOICE] 회원 투고 | 석고조각으로 비누 만들어보기 - part.1

    글 .사진 허 창 재 (BN50 Dental Studio 포세린 실장) 얼마 전, 2804매거진 편집팀으로부터 아날로그 치과기공에 관련된 자료요청이 들어와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누군가는 2804매거진에 글을 게재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있을...
    Date2019.11.12 Category2804MAGZINE CHOICE By덴탈2804 Views2675 Votes20
    Read More
  4. 157 | PHOTO REPORT | 세 개의 전치부 보철 케이스

    PHOTO REPORT | 세 개의 전치부 보철 케이스 김 찬 동 동남보건대학교 졸업 / 가천의대 길병원 중앙기공실 근무 치의학전문사이트 dentalbean.com 기공파트 수석기공사 3Shape Korea Lab Battle 2018 우승 / 현) 덴탈빈 랩 대표 CASE #1 - 환자는 미국에 거주...
    Date2019.10.17 By덴탈2804 Views3208 Votes15
    Read More
  5. 156 | 연재 강좌 |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서 좌충우돌 - Chapter.1 3Shape 라이브러리 제작하기

    허 명 순 (주)마이핏 디지털사업부 소장 최근 2804매거진에 연재 강좌를 게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연재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석고카빙과 같은 작업들을 주로 올렸는데, 석고카빙에서 손을 놓은지도 오래됐...
    Date2019.09.11 By덴탈2804 Views5049 Votes4
    Read More
  6. 155 | 회원 투고 | 50대에 새롭게 시작하는 디지털 치과기공

    우선 간단하게나마 제 소개부터 하고 시작할게요. ^^ 저는 50대 초반이며, 대구 지역의 변방에서 조그마하게 나 홀로 치과기공소를 운영하는 ‘뚱 아저씨’입니다. 덴탈2804 초창기에는 사진도 제법 올리고 활동도 조금 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점차 활동을 하...
    Date2019.08.22 By덴탈2804 Views2856 Votes10
    Read More
  7. 154 | 특별 강좌 | 풀지르코니아에 대한 개인적 견해 “전치부를 풀지르코니아 보철로?”

    김 병 희 IPS e.max design 세미나 수료 / Noritake 세미나 수료 / Functional Wax-up 세미나 수료 Creation 세미나 수료 / 일본 Tsurumi University 치과대학 강연 Osstem AIC Course Director / 현) 단국대학교 치과병원 중앙기공실 도재실 근무 개인적으로...
    Date2019.06.25 By덴탈2804 Views5778 Votes5
    Read More
  8. 153 | 2019 특별 강좌 | 아날로그를 구해라!

    허 창 재 BN50 Dental Studio 포세린 실장 ‘석고조각’을 사골처럼 너무 우려먹는 것 같긴 하지만, 애초에 석고조각을 하자고 결심하면서 의도한 바는 “석고조각과 풀지르코니아 제작, 마지막으로 포세린 작업까지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의 의...
    Date2019.06.11 By덴탈2804 Views4012 Votes8
    Read More
  9. 152 | 연재 강좌 | CAD/CAM 파샬 프레임 디자인과 밀링 - part.1 파샬 프레임 제작을 위한 스캔

    안녕하십니까! 지면으로 여러분께 처음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파샬 덴쳐 전문 기공소를 운영하고 있는 아라치과기공소 소장 서아라입니다. 저는 파샬 덴쳐로 치과기공을 시작했지만 약 6년 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일반 보철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제가...
    Date2019.05.08 By덴탈2804 Views3900 Votes1
    Read More
  10. 151 | 특별 연재 강좌 | 3Shape Dental System 임상 적용 팁 episode.1 - 2 crowns on 1 abutment

    특별 연재 강좌 | 3Shape Dental System 임상 적용 팁 episode.1 - 2 crowns on 1 abutment 이 재 두 부산가톨릭대학교 졸업 / 2016 영남권 학술대회 강의 2018 DIO 심포지움 강의 / 현) 웰컴치과기공소 소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손으로 생각하는 기공사’ 웰...
    Date2019.04.17 By덴탈2804 Views5318 Votes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