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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허 창 재  (BN50 Dental Studio 포세린 실장)


지난 호에서는 상악 석고조각에 대해 소개했는데, 이번 호에서는 하악 석고조각 및 실제로 비누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해보겠습니다. 혹시나 본인만의 석고조각 작품을 비누로 만들어 보려는 분이 계신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연번호를 사진에 부여했으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하악도 시작해봅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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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은 석고봉처럼 치수를 재가며 조각한 게 아니어서, 처음에는 상악 대구치와의 조화나 교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 돌덩어리를 왜 또 깎고 있지? ㅠㅠ”하는 생각만 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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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완성이 되어가는 걸 보고 있으니 뭔가 뿌듯하긴 하더군요. 
아마도 이제는 머리가 아닌 저의 손이 치아 형태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악과 마찬가지로 표면을 고운 사포(1,000번)로 열심히 문질렀습니다. 한참을 작업하다 보니 손목이 시큰거려, “전기 샌딩기라도 구입해야 하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더군요.
아래의 사진은 플래시 배터리가 다 된 관계로 화이트밸런스가 엉망입니다. 이해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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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은 조각도인데, 중국산이지만 품질이 꽤 좋아 아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걸 보고 학생들도 공동구매로 사고 싶다고 할 정도였지만, 알아보니 지금은 수입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알리바바를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도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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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합을 맞추면서 조각한 건 아니었지만, 나름 신경 써서 작업하다 보니 대합 치아의 중심와에 얼추 교두가 맞아 들어가서 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분명 손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나 봅니다. ㅋㅋ 그리고 마지막 과정으로 제 닉네임을 새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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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7) 
상하악 대구치 왕석고 조각을 끝내고 실리콘으로 몰드를 만드니 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석고 조각 이외에 모형을 뽑아서 보관하거나 장식할 수 있는 재료는 없을까?” 

먼저 레진이 떠올라서, 비싼 기공용 레진이 아닌 피규어나 장식품을 만드는 레진과 색소를 주문했습니다. 레진에 기공소 명이나 로고를 새겨보려구요. 
또 양초나 비누, 석고방향제 같은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고심 끝에 수제 비누를 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석고모형이 너무 크면 비누칠하기 불편하니까 반 정도 잘라서 다시 몰드를 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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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8)
인터넷을 통해 참숯, 시어 버터 등 여러 가지 색깔의 비누 베이스를 구입했습니다. 
실제의 색상, 비누의 향, 경도 등을 모르니 이것 저것 마구 주문하여 테스트해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비누 원재료는 많이 비싼 편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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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9)
이외에도 비누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황토, 진피 분말, 글리세린, 향료 등 첨가물을 구매하고, 기포 발생을 억제하는 기포제거제도 함께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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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0)
비누 베이스를 정했으면, 녹이기 쉽게 잘게 썰어줍니다.

사진71, 72)
비누 베이스를 종이컵이나 계량컵에 넣고 녹입니다.  
비누 베이스는 아가와 마찬가지로 불로 작업할 때는 이중탕으로 녹입니다. 그리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때에는 3~40초 정도만 돌려도 잘 녹습니다.       

다음으로 잘 녹은 비누 베이스에 원하는 향을 첨가해줍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향을 첨가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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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3, 74) 
바이브레이터 위에서 기포가 생기지 않게 잘 붓고, 굳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실온에 두어도 되고, 냉장고에 넣어 빨리 굳혀도 됩니다.  

사진 75~78) 
KDTEX 2019 행사가 제가 살고 있는 대구에서 개최된다고 해서, “한번 팔아보자!” 하고 의기투합하여 100여 개를 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참 쉬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에부터 계산이 잘못된 것이지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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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를 만들고 포장하는 과정에서는 직장의 동료들이 함께했는데, 특히 위 사진의 왼쪽에 계신 ‘하나’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오른쪽은 저희 파트 막내 ‘미래’ 선생님입니다. 

KDTEX 2019에서는 하루하고도 반나절 동안 강의장 한 번 못 가보고 계속 판매만 하게 되었습니다. 발바닥이 터지는 줄 알았지만 행사 이틀째인 일요일 오전에는 전부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나름 뿌듯하기도 했고, 색다른 경험을 통해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무언가를 제조하여 판매해 본 적이 전혀 없던 저에게는 아주 긍정적인 자극제였습니다.  

아무튼, 비누 상품화 과정을 진행해보니, 저는 장사할 체질이 전혀 아닌 것 같습니다. 제조도, 판매도 쉬운 건 하나도 없네요 ^^;; 게다가 재료 구입비에, 만드는 과정에서 들어간 밥값, 술값을 빼고 나니 제 손에는 아무것도 없더군요 ㅠㅜ 고생해서 석고 조각하고, 판매한답시고 소비한 제 시간을 생각하면 이건 분명한 적자입니다. 
하지만 전혀 계획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또 관심가져 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보람이 남았습니다.  

치과기공사로서 보람을 느끼며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계기는, 본인이 제작한 보철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또 그만큼의 댓가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계가 손을 대신하면서 그러한 부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아쉽고 겁이 나기도 합니다. 

2020년 새해에는 회원 여러분들에게 좋은 일과 대박이 함께하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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