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급으로 따뜻했던 겨울이 다 지나갈 즈음, 한 통의 카톡 문자를 받고 울산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울산은 그리 멀지 않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첫 방문이었습니다.
저에게 울산이라는 도시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S-OIL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이 대규모 공단을 이루고 있는 곳, 그래서 대표적인 중화학 공업 도시이며 1인당 GDP가 광역시 중 선두를 달린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
대구에서 출발해 주변을 살피면서 여유있게 달렸는데, 채 두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세미나 개최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동안 거대한 산업단지나 바다 풍경을 볼 수는 없었고, 오히려 중소 도시처럼 느껴지는 풍경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 2월 23일, 울산의 CK치과병원 지하에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덴탈톡(DentalTalk)’이 처음으로 진행하는 행사이며, ‘Dental Technician Faculty Association : The 1st Meeting-day’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덴탈톡’은 이번 행사를 위해 대전 이남과 영남권의 치과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홍보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울산과 부산의 치과기공사들이 많이 참석했고, 서울과 대전, 여수 등지에서도 8명 정도가 참가했으며, 총 40여 명의 치과기공사와 치과의사가 모일 수 있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치과기공계의 각종 세미나에 자주 연자로 언급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주눅이 드는 기분이었고, 한편으로는 대전 이남에도 내로라하는 치과기공의 고수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생소한 이름인 ‘덴탈톡’에 대해 잠시 알아보면, 울산 미서울치과의 ‘임영한’이사가 주축이 되어 설립된 업체로, 치과인을 대상으로 하는 치의학, 치기공학, 치위생학 세미나를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더불어 보험 관련 교육과 최신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대한 교육도 준비하고 있으며,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를 이용한 온라인 교육 서비스 및 실시간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그리고 교육 컨텐츠 외에도 치과기공물 제작과 생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울산 미서울치과의 임영한 이사는 이날의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덴탈톡’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는 질문에 “연자들 간의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해 사용하는 시스템과 테크닉을 서로 교육함으로써 치과계 전체의 발전을 지향하고자 하며, 새로운 연자를 발굴하는 것에도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상생과 협력만이 어려운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덴탈톡의 첫 세미나 연자는 구미 미르치과병원의 배창진 소장이었는데, ‘뿔없는 악마의 기공이야기’라는 주제로 쉬는 시간 없이 두 시간 동안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제 기억으로 배창진 소장은 한동안 세미나 연자로 활동하지 않았는데, ‘명불허전’이라더니 이번 세미나에서의 강의는 그야말로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명강의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배창진 소장 고유의 보철세계와 보철물 제작에 대한 신념은 여전하더군요.
초진시 사진 촬영의 중요성, 이를 활용한 보철물 제작, 고딕아치의 제작과 응용 방법 등에 대해 설명한 배창진 소장은 풀마우스 보철물 제작시의 주의점에 대해 강의하고, 그간 직접 제작했던 풀마우스 케이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또 본인 특유의 네스팅 방법을 공개하고, 보철물 표면의 텍스쳐 형성 및 글레이징 기법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의 세미나에는 울산 CK치과병원 대표원장과 미서울치과병원 대표원장이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오후 5시에 시작된 세미나는 7시에 종료가 되었고, 참가자들은 인근의 쭈꾸미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죽음의 랠리(?)를 시작했습니다. 1차 자리에만 약 30여 명이 참석했고, 일행은 맛나는 쭈꾸미와 함께 소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대전의 모 소장님이 비장의 무기라며 내어놓은 ‘꿀주’가 여러 명을 탈락하게 만들었는데, 2차로 장소를 옮길 때는 겨우 절반의 사람만이 살아남았습니다.
2차의 닭요리를 거쳐 몇 명 남지 않은 인원이 3차로 막창을 구웠는데,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이날의 긴 랠리가 끝날 수 있었습니다.
이날의 덴탈톡 세미나는 치과기공사와 치과의사가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매번 서울까지 먼 거리를 왕복해야 하는 설움에서 벗어나, 지방에서도 충분히 훌륭한 세미나가 마련되고 활성화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덴탈톡의 다음 행사는 4월경에 대전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는 정보를 드리면서, 저는 집으로 돌아가 아내의 따가운 눈충을 받으면서 청소기를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뉴스 &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