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서울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ORA Dental Lab을 방문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교정에 문외한입니다. 하지만 교정기공에 사용되는 3D프린터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 고 어렵게 시간 약속을 잡아 취재에 나섰습니다.
ORA Dental Lab의 장희성 대표는 신구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회 공보이사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교정기공학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수많은 세미나의 연자로도 잘 알려진, 아주 활동력이 높은 회원입니다.
ORA Dental Lab을 잠시 소개해 보면,
현재 일반 교정 파트에 15명, 디지털 교정 파트에 8명의 치과기공사가 근무하고 있다 합니다. 입주한 건물의 4층과 5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으며, 4층에는 일반 교정 파트, 5층에 는 직원용 세미나실, CAD실, PRINTER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행여 방문하실 분들은 건물 1층 뒤편에 준비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무거운 카메라 가방 메고는 그냥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5층에 도착하면 현관을 만날 수 있는데, 현관 디자인부터 무언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연출 합니다.
그리고 실내 곳곳에는 3D프린터로 출력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고, 거대한 3D프 린터도 한켠에 자리잡고 있어 그의 열정이 정말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장희성 대표의 얘기로는 원래 모두 4층에 있던 장비들인데 점차 좁아져 5층으로 확장했 다 합니다. 3D프린터는 이동이 그리 쉽지 않은 장비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또 자리가 좁아 졌고, 조만간 도입될 SLA급 프린터도 고려하면 아예 이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군요.
기공소를 둘러 보며 3D프린터 및 기타 디지털 장비를 살펴보고 한참 대화를 나눈 후, ORA Dental Lab 장희성 대표와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래에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
Q. 현재 사용 중인 3D프린터는?
현재는 Stratasys 3D프린터 2대와 Bio3D의 3D프린터를 1대 사용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SLA급 3D프린터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Q. 3D프린터를 구입한 동기와 목적은?
단순히 직원 수를 줄여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구강스캐너의 스캔 데이터를 이용한 기공물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거기에 대비하고 싶었고, 또 알지네이트와 임프레션에서 오는 변형이 생각보다 많은 터라 재작업 비율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교정 분야가 점차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회적으로 심미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요구사항 또한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전치부 부분 교정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고 과거의 교정이 removable 위주의 교정이었다 면, 최근에는 세라믹과 와이어 등 소재의 비약 적 발전과 함께 브라켓과 와이어를 이 용한 Fixed 장치물 사용이 증가되 고 있습니다.
일례로, 리테이너 정도만 removable로 제작을 요청하는 교정 장치물 의뢰가 들어 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로의 변화는 필연적이라 생각됩니다.
Q. 최근 치과 직영 교정기공소 또는 치과의사가 운영하는 교정기 공소가 늘어나고 있다 하는데 거기에 대한 대책은?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임상적인 경험이 풍부한 치과기공사는 그리 많지 않으며, 또 젊은 기공사들을 다시 교육시키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 보철과 다르게 교정 파트의 장치 제작은 간단하다 말할지는 모르지만, 왜 그렇게 제작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또 그 속에 내포된 원리를 이해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부분을 감당하면서까지 교정기공소를 운영할 치과의사는 많지 않다 생각됩니다.
게다가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치과의사 교정기공소가 최근의 구인난과 맞물려 폐업 등의 수순을 밟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유행하고 있는 투명교정 장치의 전망은?
어려서부터 교정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교정치료를 하는 유럽이나 미국과는 달리,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많이 틀어진 후에야 교정을 시행하는 성인교정법 많이 시술되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처럼 선풍적인 열기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차 열기가 올라올 것이 라 생각됩니다.
Q.3D프린터 구입을 고려하는 회원들께 조언해 주신다면?
장비를 구입하기 이전에 반드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또 생산수량을 정확히 예측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장비 구입 전에 먼저 CAD를 경험해 본 다음 신중히 접근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흔히들 싸고 좋은 장비를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세상에 싸면서 좋은 장비는 없습니다. 자신의 치과기공소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며 적절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물색하고 그 범위내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결국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Q. 교정을 배우려는 입문자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단순히 장치를 잘 만들려 하고, 또 제작과정만을 익히려 하기보다는 치아생역학, 구강해부학, 치과진단학 등의 기초 학문을 공부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러면 왜 이 장치가 필요하며, 또 어떤 원리로 적용되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분명히 알고 시작하는 것이 결국 빠른 길입니다.
Q. 기공계를 위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지금의 기공계를 자꾸만 어렵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막연한 자부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초 의학에는 한없이 약하면서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만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현재의 우리를 만들지 않았을까요?
재료와 소재에 대한 깊이있는 공부에 대한 관심은 가지려하지 않고, 또 새로운 정보와 신지식에 대해 알려 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입증되기 어려운 그동안의 임상 경험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자신의 기술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포장하지도, 이해시키지도 못합니다.
우리는 왜 기공수가를 올려하는지, 왜 올릴 수밖에 없는지, 왜 우리 치과기공소가 다른 곳보다 비싸게 받아야만 하는지를 치과의 사들에게 이해시키고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얼마를 받았나?"가 아닌 "얼마를 남겼나?"를 생각해 볼 때입니다.
아래는 ORA Dental Lab의 장희성 대표와 나눈 인터뷰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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