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3학년이 되는, 동남보건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경호입니다. 저는 손재주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1학년 때부터 기공에 재미를 느껴 여름방학에는 실습을 나갔고, 그 이후 방학 때마다 꾸준히 실습을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습한 것들을 사진으로 남기는 습관이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사진을 통해 제가 만든 보철물과 조각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수정할 부분을 찾기 위함입니다.
두 번째 이유라면, 아직 닥치지는 않았지만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기록했던 사진을 통해 제가 성장하고 변해온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조금 더 현명하게 슬럼프에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저를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틈틈이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어떻게 하면 내가 만든 작품을 더 멋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무작정 카메라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다루기가 쉽지 않아 사용하지 않고 방구석에 두었는데, 군대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사진작가님께 사진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접하고 1년 정도 사진과 카메라를 배운 이후로는 다시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덴탈2804와 2804매거진을 통해 여러 선배님들의 멋진 작품들을 접할 때면 “나도 열심히 해서 나중에 꼭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글과 사진을 게재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이 되는 것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학생인 데다가 임상 케이스보다 왁스업 사진이 많기 때문입니다. 선배님들께 크게 도움되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기공을 좋아하는 학생도 있구나” 하고 예쁘게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진 1, 2) 1학년을 마치고 군대 가기 전에 실습 나가서 작업했던 조각입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모델과 달리 프렙이 충분하지 않은 모델도 많고, 치열이 고르지 않은 케이스들도 처음 접해보는 까닭에, “어떻게 조각을 해야 하나...” 하면서 어려움을 느끼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사진 3) 군대에서 했던 조각인데, 해외 유명 기공사 선생님의 작품을 보고 따라서 해본 것입니다.
사진 4) 휴가 기간에 ‘2019 경기회 경진대회’의 모델을 받아 조각해 본 사진입니다.
군대에 가면 기공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눈치를 봐야 하는 이병, 일병 때에는 자연치 모델이랑 구매해두었던 형태학 책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상병 때에는 전기 조각도를 가져가 연등 신청을 해서 조각을 하고, 보급받은 비누로 카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사진 5, 6) 전역 후 실습을 나갔다가 코로나 때문에 개강이 미뤄지는 바람에 집에서 쉬면서 연습했던 조각입니다.
물론 임상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기도 하고 과한 부분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마음에 든 결과물이라서 사진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사진 7, 8) 잘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처음으로 조각, 매몰, 캐스팅, 연마까지 작업했던 인레이라서 의미가 깊은 사진입니다.
사진 9, 10) 전치부의 매력에 빠져서 연습했던 사진입니다. 처음에는 구치부가 가장 어렵다고 느껴졌는데, 전치부는 공부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사진 11~14) 자연치 모델을 뽑아서 프렙한 다음 따라 해보았던 사진입니다. 치아를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고 조금씩 따라해야 하기에 평소 왁스업할 때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지만, 치아를 관찰하는 법과 형태를 익히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사진15, 16) 코로나로 인해 개강이 미뤄진 만큼 종강도 미뤄져서 여름방학이 짧았습니다. 실습 나가기에 시간도 애매해서 집에서 쉬면서 했던 상, 하악 풀왁스업입니다.
사진 17) 2학기 종강 후에 교합점을 잡는 연습을 했던 사진입니다. 교합지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대합치에 인주를 바르고 교합시켜서 왁스에 인기 되도록 했습니다.
예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트윈 플래시를 구매해서 찍었는데, 사용이 능숙치 않아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찍어보며 연구하고 있어요.
사진 18~22) 사진을 보고 따라 그려본 그림들입니다.
그림들 중 사진 20)은 ‘자연치에서 배우는 치아 형태학’이라는 책을 보고 따라 그렸고, 사진 21)은 친한 형이 했던 조각을 보고 따라 그려본 것입니다.
그림을 그릴 땐 명암을 파악하기 쉽도록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어 놓고 그립니다. 조각을 하는 것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기도 하지만, 치아를 따라 그리려면 관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치아 형태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주 그려볼수록 그림 실력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
다음으로는 실습 나와서 작업한 임상 케이스들입니다.
사진 23~26) 상, 하악 편측 라이브러리 제작용 왁스업 입니다. 그 외에도 소장님이 많은 기회를 주셔서 여러 임상 케이스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캐스팅 실패로 다시 조각하거나 매몰 후 캐스팅한 적도 있고, 컨택을 잘못 맞춰서 솔더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27~32) 상, 하악 조각과 e.max 사진입니다.
예전부터 졸업하기 전 해보고 싶은 것들을 버킷리스트처럼 적어놓았는데, 그중 가장 큰 목표인 [상, 하악 전체를 e.max로 만들어보기]를 해보았습니다.
저만의 개성을 담고 싶어서 조금 과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또 대칭되지 않게 조각해보았습니다. 매일 밤늦게까지 남아서 조각, 프레싱, 글레이징, 스테인을 하다가 6전치 프레싱에 실패했을 때는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지만, 막상 완성을 하고 나니 힘들었던 기억들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2021년 올해는 이제 3학년입니다. 남은 학교생활 동안 자만하지 않고 더욱 정진해서, 형태만 예쁜 보철이 아니라 교합적으로도 훌륭한 보철을 만들 수 있도록 공부하고 싶습니다.
요즘은 치과기공이 디지털로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졸업 후에는 아날로그인 골드부터 차근차근 배우려 합니다. 그래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치과기공사가 되고 싶습니다.
지면을 빌어, 제가 보철을 만들 수 있게 아낌없이 재료를 지원해 주신 동남보건대 오선미 교수님, 정지열 소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만하지 않도록 항상 당근과 채찍을 섞어서 주시는 조현진 소장님, 저의 기공 선생님이며 친한 형이기도 한 유두호 선배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다들 힘내서 이겨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단합니다
과찬이세요!ㅎㅎ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