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exocad와 3Shape을 강의하고 있는 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 CAM 장비 제작업체를 직접 방문하여 실제로 CAM 장비가 어떻게 제작되는지 알아보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업체를 선정하고 일정을 잡기로 했는데, 물론 이 모든 것은 저한테 맡겨졌습니다. 연자들 왈 제가 제일 한가하다나 뭐라나요…
아무튼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미팅 약속까지 잡았습니다. 그나마 위치가 대전 근처인 덕분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연자들이 모이기에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CAD/CAM 연자들과 함께하는 업체탐방입니다. 매번 재미도 없이 딱딱하기만 한 뉴스와 이빨 이야기만 하며 살다 보니 요즘은 재미나게 글 쓰는 감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 점 이해하시고 봐주시길. (아… 저도 한때는 구독자가 많았는데…)
제가 이번에 연자들 틈에 끼어 방문하게 된 업체의 상호는 (주)프로테크코리아입니다. 프로테크코리아는 대전 유성구의 대덕테크노밸리에 위치해 있으며 2003년에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산업용 밀링머신 등 CAM 장비를 생산하며 발전해 온 프로테크코리아는 현재 스마트폰 가공 CAM 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작년 4월부터 사세 확장의 일환으로 덴탈용 CAM 밀링머신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근무 직원은 30여 명이며, 연 매출 80억 원의 중견기업입니다.
대덕테크노밸리의 본사를 방문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준 분은 프로테크코리아의 최승호 대표였습니다.
최승호 대표는 덴탈 시장에 뛰어든 시점이 조금 늦은 감이 있어 고민이 있긴 하지만, 15년간 산업용 CAM 장비를 생산하며 쌓아 온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어 나름대로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을 만나고 있는 자리가 바로 CAD/CAM 교육장으로 사용되는 공간이며, CNC 밀링 가공 실무 과정 및 NCS 기반의 컴퓨터 활용 생산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쪽 벽면에 프로테크코리아가 생산하는 장비들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한편, 동행한 연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최승호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는데, 저는 CNC니 NCS니 하는 말을 도통 알아듣지를 못하였습니다. (흠… 과연 저만 못 알아들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을 것이라 혼자 위안해 봅니다)
그렇게 대화가 오고간 후, 연자들의 내놓은 한결같은 의견이 무엇이냐, 바로 “치과기공사들은 CAM 가공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입니다.
여태껏 업체에서 세팅해 준 대로만 사용하고,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업체 탓만 할 줄 알았지 실제 CAM 가공에 대해서 알아보고 공부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디지털 치과기공이 대세가 된 시점에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별수 없이 엔지니어처럼 기계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 다니는 아들놈에게 이걸 한번 시켜볼까 하는 괜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최승호 대표와의 대화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실제로 장비가 생산되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체 개발 생산 업체들은 보안을 이유로 생산 현장을 공개하지 않거나 [촬영금지] 팻말을 달아놓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제가 CAD/CAM 관련 업체 취재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프로테크코리아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견학 및 촬영에 흔쾌히 동의해주었습니다.
생산공장 입구에 들어서니 조립 중인 여러 대의 산업용 CAM 장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치 대공무기 발칸포의 탄알집처럼 생긴 장비들이 줄지어 늘어서서 조립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관계자에게 어떤 종류의 장비인지를 물어보니 스마트폰 가공에 사용되는 ‘PROMILL SMART’이며, 스마트폰의 카메라 렌즈의 홀이나 홈버튼 등을 가공하는 장비라고 합니다. (장비의 크기나 규모를 보니 덴탈용 장비는 장난감 정도의 수준이군요)
한때 3D프린터를 제작해 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최승호 대표에게 향후 3D프린터와 밀링머신의 발전 양상과 두 분야의 비교를 부탁해 보았더니, 두 분야는 가공 방법에서부터 완전히 다르며, CAM 밀링 가공 분야는 향후 다관절 로봇을 이용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생산중인 거대(?)장비의 한켠에서는 프로테크코리아의 덴탈용 밀링머신인 PROMILL 시리즈의 5축 및 4축 장비들이 생산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PROMILL을 이용해 싱글 크라운과 커스텀 어버트먼트를 가공하는 모습을 참관할 수 있었는데요, 무엇보다도 기존의 덴탈 밀링머신에 비해 월등히 빠른 속도로 가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불과 10여 분만에 메탈을 가공할 수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커스텀 어버트먼트의 끝부분까지 깨끗이 절단하여 후가공 과정이 필요치 않도록 하는 장면을 보고는, 손으로 하던 부분까지 장비가 대신해주는 무서운 세상이라는 것을 한 번 더 절감하였습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PROMILL의 가공 시간은 메탈 크라운 18분, 커스텀 어버트먼트 11분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타사 대비 고속으로 가공이 가능한 이유를 물어보니, CAM 장비의 불필요한 동작을 최대한 줄이고 고속, 고정밀도의 스핀들 채용으로 장비의 내구성을 최대한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일행은 참관을 마치고 프로테크코리아의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다음 모처의 카페로 이동해 커피 타임을 가졌는데요, 연자들로만 구성된 일행이라 역시나 오고 가는 대화가 무척이나 중구난방이었고, 또 한없이 길었습니다.
쓸모있는 얘기 하나에 쓸모없이 황당한 얘기 셋을 곁들이는 수준이었는데, 누가 연자들 아니랄까봐 말빨들은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최근 CAM 소프트웨어 ‘하이퍼덴트’의 템플릿 제작법을 교육받은 나경채 센터장과 SUM3D의 새로운 CAM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 있는 진명헌 센터장은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도 의견을 일치시킨 부분이 있었는데, 아날로그적인 방법만을 고집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고, 단순히 CAD로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수준도 이제는 CAD/CAM 기사로의 역할을 다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대화를 지켜보며 틈틈이 연자들 인터뷰 동영상을 녹화하기도 했는데 편집할 시간이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편집이 되면 온라인에 게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동행한 연자들을 잠시 소개해 보면 (사진 좌측에서 우측으로), 진명헌 (세종스타치과 디지털 총괄센터장, 3Shape 연자), 민주선 (스탠다드치과기공소 3Shape 연자), 장형경 (스탠다드치과기공소 3Shape 연자), 허창재 (The Clear Dental Lab 대표, 2804아카데미 exocad 연자), 나경채 (M&C Dental CAD/CAM센터장, 2804아카데미 exocad 연자) 등입니다.
아무튼 CAD/CAM 연자들과 함께하는 프로테크코리아 탐방은 이렇게 끝을 맺었습니다.
협조해주신 프로테크코리아 최승호 대표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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