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2804에서는 2015년 새해를 맞아 매달 새로운 회원을 만나 뵙고 치과기공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코너를 준비하였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옥순이아빠’ 라는 닉네임으로 CAD/CAM 포럼란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는 경남 창원의 임영한 팀장님을 만나 뵙고 치과기공사로서 살아가는 이야기, 향후 치과기공계에 대한 전망등을 들어 보았습니다.
(사진자료는 임영한 팀장님이 제공해 주신 것으로 삽입하였습니다)
임영한 팀장
1997년 대전보건대 치과기공과 졸업
제8차 아시아태평양 치과기공사 학술대회 입상
제32차 종합학술대회 입상
VITA, Creation, Yamamoto, Shofu 및 각종 세미나 연수
B.D.P.G Shilla system 수료
2010 Ivoclar vivadent 리히텐슈타인
E.max Press, Zir-Press, E.max-Cad POM course 연수
Sirona Inlab Instructor Since 2010
KSCD 정기세미나 Cerec Inlab 연자
SIRONA Bensheim/Germany Train The Trainer course 연수
Cerec Inlab advance course Director
현 창원고운치과병원 CAD/CAM 팀장
CAD/CAM실 파노라마
Q. 치과기공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치과기공을 시작하게 되 이유를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고3때 원하던 대학진학에 실패한 후 재수하면 큰 사고낼 놈이라는 동네무속인의 말에 혹하신 어머니와 고모의 ’적성에 딱 맞을 직업’이라는 강력한 추천아래 반강제로 치과기공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역시나 대강대강 의미없는 학교생활을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공이라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좀 더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할 즈음에는 기공을 하나하나 배우고 알아가는 재미에 쏙 빠진 것 같습니다.이후 몇 번의 기공소를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고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지금 여기까지 달려오게 되었습니다.
CAD/CAM Team
Q. 현역 치과기공사로서 어떤 신조를 가지고 일하시는지?
저의 기공에 임하는 자세는 딱 한가지입니다. 기본!
기본이 불안정하면 어떤 것도 내 것이 될 수 없다 생각합니다. 형태학과 교합에 대한 지식이 불안정하면 기공하는 내내 힘들기만 한데다가 결과물마저도 늘상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마련입니다.
저는 요즘도 국가고시를 준비할 때의 문제집과 요약정리집을 찾아봅니다. 다시 읽어보는 과정에서 수정도 해가며 정리하다 보면 스스로 배우게 되는 점이 참 많습니다. (그때는 왜그리 외우는게 힘들었었는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항상 기본을 잊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근무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사실, 치과기공소를 두 번이나 개업하고 또 두 번이나 폐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형 치과기공소들과의 힘겨운 싸움에 저 스스로 백기를 들고 치과기공실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현재 제가 근무하는 곳은 경남 창원에 위치한 28년 역사를 가진 금강의료재단 고운치과병원이라는 곳입니다. 전직원이 130여명정도 되는 적지 않은 규모의 치과병원입니다.
4년전, '1인 오너체제 아래에서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CAD/CAM 체제' 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에서 저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지금은 99%이상의 보철물이 CAD/CAM으로 제작되며 14명의 기공사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재단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는 기공실인지라 장비의 규모나 작업과정에서 얻는 노하우가 남다른 수준이며 근무환경도 꽤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기공소장님들과 비교할 때마다 늘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3M Lava CNC / 입구모습 / 시로나사의 장비들
Q. 지난달에 독일로 연수를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간단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CAD/CAM 역사 3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시로나사에서 세계 각국의 여러 연자들을 초청하여 주었고 저도 그 중 한사람으로 선택되어 다녀오게 된 연수였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그동안 사용해 오던 시스템에 대한 아쉬웠던 점과 궁금했던 점이 그나마 조금은 속시원히 해결되어서 기뻤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던 연수였죠.
한편 그 동안 시로나 시스템을 접하면서 느꼈던 몇가지의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시로나가 개발했던 대부분의 CAD/CAM 시스템이 치과중심적으로 발전되어 왔다는 점, 그리고 다른 회사들과의 호환이 그리 쉽지 않은 폐쇄형 시스템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 시로나의 새로운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CAD/CAM의 선두주자라는 그간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테크니션을 위한 완전 개방형의 5축시스템을 개발한다거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연수에 제가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이 무척 기뻤으며 새로운 시스템이 좀 더 탄탄한 시스템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개발사측과의 활발한 피드백을 주고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독일연수 수료동기들과 함께 / 시로나 본사 / 써티 증정식
Q. 새로 CAD/CAM 장비를 구입하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본인이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해서 얻은 지식만큼만 믿으시길 권합니다. 판매업체의 일방적인 권유와 제안을 액면 그대로 믿고 장비를 선택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몇 개이상의 물량이면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거나, 이후의 영업적 측면에 도움을 주겠다는 식의 영업적 제안들이 흔한 세상 아니겠습니까?
또한, 지역별로 차등화 된 기공물의 단가를 충분히 고려하고, 또 CAD/CAM 전담 인력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을 거듭하여 신중하게 구입을 결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숙고끝에 최종적으로 장비의 도입을 결정하였다면 그때부터는 같은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만나보고 또 실사용자로서의 평가에 귀기울이시길 권합니다.
사실, 공장스타일의 대형 기공소가 아닌 이상 엄청난 시간적, 경제적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가 바로 CAD/CAM입니다. 제품의 질적인 부분에서 적절한 타협을 한다고 해도 이 부분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Roland DWX-50 / 시로나 inLab MC X5 / 시로나 inEos X5
또 한가지 덧붙인다면, 개인적으로는 CAM장비보다 CAD장비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캐너는 기공물의 퀄리티와 전체작업시간의 단축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CAD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에는 버그가 적은지, 낮은 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잘 돌아가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최소한의 업데이트로 유지가 가능해야만 사용자의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니 그 부분도 눈여겨 봐야 한다 생각합니다.
CAM 장비를 선택할 때에는 머신과 CAM 모듈과의 호환성이 높고 유지비가 적게 들면서도 신속한 A/S가 보장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CAD/CAM을 사용하는 기공소마다 작업의 특성이 조금씩 달라 어떤 장비가 제일 좋다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문의를 주신다면 성실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블럭과 리퀴드를 선택하는 요령이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회사에서 블럭과 리퀴드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는데요, 각 회사의 블록들은 그 특성과 물성이 조금씩 다릅니다.
구체적인 예를 몇가지 들어본다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리퀴드가 블록에 흡수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건조온도, 습도, 수분등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리퀴드만 하더라도 사용하는 용재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제일 좋은 블록을 찾아 헤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대신, 현장의 기공사들이 본인들의 사용환경을 일정하게 통제하고 또 몸이 기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연습한다면 항상 일정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가공물의 습도 조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됩니다. 만약 작업실 내의 온도 및 습도 관리를 소흘히 한다면 일정한 퀄리티을 유지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리퀴드는 반드시 냉장보관 할 것을 권해드리며 보다 적은 양으로 보다 손쉽게 작업할 수 있는 리퀴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Q. 장비 및 블럭의 최신 동향과 향후 발전 전망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장비분야는 아주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세대가 바뀌는 시기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건/습식 가공을 하나의 장비로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머신의 대세로 이어지리라 생각됩니다.
이번에 도입한 시로나사의 MCX5의 경우만 보더라도 분무기 하나로 간단히 청소할 수 있는데요, 습식가공과 건식가공의 혼용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올해 개최되는 독일 IDS에서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타입 머신이 대거 출품될 것이며 시로나사의 MCX5, 윌랜드사의 셀렉트 하이브리드버전이나 이미 출시되어있는 암만 길바흐사의 모션2 같은 머신들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타입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리라 예상됩니다.
이처럼 중소형의 장비들이 대형 CNC머신들의 퀄리티를 거의 따라잡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형머신에 눈독들이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생각합니다.
세라믹 블록의 변화를 전망하자면, 건/습식 혼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5축장비등의 도입과 함께 빠른 작업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글라스 세라믹(Lithium Disilicate)과 차세대 레진복합형 소재의 블럭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따라, 테크니션의 입장에서 생산단가를 낯출수 있는 돌파구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슬픈 일이지만 기공소가 살아남기 힘든 방향으로 점차 전개될 것입니다.
신터링 퍼네스 / 시로나사의 밀링머신들
Q. 향후의 계획은 어떠신지?
언제가 될런지는 알 수 없지만 구강 스캐너와 연동되는 밀링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저의 꿈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요즘도 구강 스캐너에 대한 지식을 쌓고 있고, CAM 프로그램도 이것저것 만져보고 있습니다.
Q. 후배들에게 (덴탈2804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갓 학교를 졸업한 후배들이 ExoCAD나 3Shape를 입에 올리고 또 스캐너의 브랜드와 모델명을 줄줄 외우고 다니는데 정작 치아 형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접했습니다.
하지만 치아의 형태가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지 않으면 어떻게 마우스로 그 형태를 그려낼 수 있겠습니까. 저는 무엇보다 ‘치아형태‘를 공부하라 조언하고 싶습니다. CAD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은 며칠의 투자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치아의 형태는 하루 이틀로 익힐 수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치과기공사의 기본인 ‘치아형태학‘을 완벽히 익혔다면 어떤 파트를 담당해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Q. 맺음말
치과기공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치과기공사 스스로의 자부심을 당당히 표현하면서 살다보면 언젠가 분명히 좋은 날이 온다는 것에 조금의 의심도 없습니다.
2804회원 여러분, 2015년 한 해 행복한 일만 함께하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