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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
2009.11.06 07:06

치아깍는 노인

조회 수 3195 추천 수 0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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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드디스크 정리하다가 고2때였나 고1때였나

친구들하고 방망이깍던노인 패러디배틀하려고 모아놨던 자료가있길래

쭉 읽어보다가 한개가 제목이 낯이 익길래 찍어봤는데

이제야 이 내용을 대충 이해를 할 거 같아요-_-;;

근데 이거 누가 썼을까요? 2007년으로 찍혀있으니까 분명 이 전일텐데.

밑에 01학번이 1학년이라는걸보면...분명 엄청난 옛날일텐데...

지금 이거 쓰신분은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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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깍던노인

벌써 1년 여 전이다.  내가 1학년에 막 입학해 1층에서 맴돌 때이다. 당시 치아형태학 실습을 하기 위해서는 2층 실습실을 가야만 했다. 실습실 가에 쭈그리고 앉아서 파라핀으로 치아를 깍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치아형태학 실습시간에 제출하기 위해 상악 견치를 깍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치아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깍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알콜램프의 불을 붙이고는 서서히 파라핀으로 이리저리 모양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빨리 하는 것 같더니 파라핀을 녹였다 다시 붙였다, 날이 저물도록 이리 붙여보고 깍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상악견치의 모양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깍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치아 제출 시간이 빠듯해 왔다. 교수님에게 혼날 생각을 하니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깍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깍는다는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제출시간이 다 됐다니까요. 늦게내면 혼난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제출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깍아 보시오."

"글세, 재촉을 하면 점점 절치도 아니고 구치도 아닌게 된다니까. 치아란 제대로 깍아야지.
깍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깍던 것을 손아귀에 넣고 휴지로 닦으면서 태연스럽게 곰방대에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서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완성된 파라핀 상악 견치를 돌려 보더니 다 됐다고 내 준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있던 치아였다.

늦게 제출하여 교수님께 한마디 들어야 하는 나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완전 엿장수 맘대로다. 그래 가지고 값은 되게 부른다.  상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이다. 으~~~' ."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2층 실습실 창문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노인다워 보였다. 부드러운 눈매와 흰 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노인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교수님 방에 찾아가서 치아를 내놨더니 교수님이 이쁘게 깎았다고 야단이다. 지영이 누나보다 잘 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것이 남의 것과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교수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 치아의 경우 우각상징과 만곡상징 등이 뚜렷히 드러나고 실제 크기와 거의 흡사하며 윤이 날 정도로 매끈하게 깍여져 있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파라핀 왁스의 치아 깍는 요령은 왁스를 여러겹 붙여 그 사이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게 꽉 압축시키고 직사각형 형태를 만들어서 조심스럽게 조각을 했다. 예전에는 치아를 깍아도 틈새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시간이 무지 걸린다. 왁스 낱개를 붙이고 굳기를 기다렸다 또 붙이고... 그러나 요새는 파라핀 왁스를 한방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접어서 틈새를 대충 달군 조각칼로 메운다. 물론 금방 된다. 그러나 조각하다보면 틈새가 생기게 되고 불의의 경우 왁스 낱개가 서로 떨어지는 사태도 발생한다. 옛날 사람들은 학점은 학점이요 치아를 깍는 그 순간만은 오직 실제 치아에 가까운 치아를 깍는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파라핀 왁스 치아를 깍았다.

이 치아도 그런 심정으로 깍았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젊은이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이렇게 이쁘고 매끈한 치아 조각품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소주에 삼겸살이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수업시간에 2층 실습실에 올라가는 길에 그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 노인이 있던 그 자리에 노인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응급센터를 바라보았다. 이제 지어진지 1년도 안되는 새끈한 건물. 아,, 그 때 그 노인은 저 응급센터를 보고 있었구나. 저 건물의 새끈한 모습을 보며 파라핀 왁스를 잡티 하나 없이 만들었구나.

유연히 대학병원 건물들 중에 가장 깨끗하고 잡티없는 응급센터를 바라보던 노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실습실에 올라갔더니 01학번들이 인레이 왁스로 상악 제 1 대구치를 깎고 있었다. 전에 파라핀 왁스로 치아를 깍던 생각이 난다. 요새는 파라핀 대신 인레이를 쓰는 가 보다. 불에 약간만 달궈도 조각칼이 잘 들던 파라핀을 본지도 오래다. 문득 1년여 전에 파라핀 왁스로 치아를 깍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학교 싸이 클럽 익명방에 있던 글이라 퍼왔습니다.
저희 학교 얘기 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쨘-한게 느껴져서요 ^^
가끔 이런 글 읽으면서 초심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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