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호비방, 특정 업체 및 개인 광고/ 비방, 작성후 탈퇴를 반복하는 게시물 및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
- 학술관련한 질문은 포럼란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정치. 종교및 지역갈등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글은 게시을 금지합니다
- 급여,기공수가와 관련된 일체의 게시글은 삭제합니다
- 자유게사판의 학술관련한 질문은 게시글 검토후 포럼게시판으로 이동됩니다
- 기공물의 외주는 발주 관련한 게시물만 가능하며. 수주 관련한 게시글은 즉시 삭제합니다


자유글
2012.09.23 16:54

아내의겨울~

조회 수 3609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내의 겨울

오늘도 일자리에 대한 기대를 안고
새벽부터 인력시장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정호가 경기침체로 인해 공사장 일을 못한지 벌써 넉 달,
인력시장에 모였던 사람들은 가랑비 속을 서성거리다
쓴 기침 같은 절망을 안고 뿔뿔이 흩어졌다.
정호의 아내는 지난달부터 시내에 있는
큰 음식점으로 일을 다니며,
정호 대신 힘겹게 가계를 꾸려나갔다.
어린 자식들과 함께한 초라한 밥상에서
정호는 죄스러운 한숨만 내뱉었고,
그런 자신이 싫어서 오늘은 거울도 보지 않았다.
목이 긴 작업신발 속에 발을 넣으면서
끝내 빠져 나올 수 없는 어둠을 생각했다.
혹시 주인집 여자를 만날까봐
발소리조차 그의 것이 아니었다.
벌써 여러 달째 밀려 있는 집세를 생각하면
그는 어느새 고개 숙인 난쟁이가 되어 버렸다.
저녁 즈음에 오랜 친구를 만나 일자리를 부탁했다.
친구는 일자리 대신 삼겹살에 소주를 샀다.
술에 취해, 고달픈 삶에 취해,
산동네 언덕길을 오를 때
그의 야윈 얼굴 위로 떨어지던 무수한 별빛들.
집 앞 골목을 들어서니 귀여운 딸아이가
그에게로 달려와 안겼다.
"아빠, 엄마가 고기 사왔어.
아빠 오면 해 먹는다고 아까부터 아빠 기다렸어."
일을 나갔던 아내는 늦은 시간 저녁 준비로 분주했다.
"사장님이 애들 갖다 주라고 이렇게 고기를 싸주셨어요.
그렇지 않아도 영준이가 며칠 전부터
고기반찬을 해 달라고 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요."
"집세도 못 내면서 고기 냄새 풍기면 주인 볼 낯이 없잖아."
"저도 그게 마음에 걸려서 지금에야 저녁 준비를 한 거예요.
11시가 넘었으니까 다들 주무시겠죠 뭐."
불고기 앞에서 아이들의 입은 꽃잎이 됐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내는 행복해 했다.
"천천히들 먹어, 잘 자리에 체할까 겁난다."
"엄마, 내일 또 불고기 해줘. 알았지?"
"내일은 안 되고 엄마가 다음에 또 해줄게.
우리 영준이 고기 먹고 싶었구나."
"응."
아내는 어린 아들을 달래며
정훈 쪽으로 고기 몇 점을 옮겨 놓았다.
"당신도 어서 드세요."
"나는 아까 친구 만나서 저녁 먹었어.
당신 배고프겠다. 어서 먹어."
정훈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고기 몇 점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마당으로 나와 달빛이 내려앉은 수돗가에 쪼그려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 가엾은 아내…….
아내가 가져온 고기는 음식점 주인이 준 것이 아니었다.
숫기 없는 아내는 손님들이 남기고 간
고기를 서둘러 비닐봉지에 담았을 것이다.
아내가 구워 준 고기 속에는 누군가 씹던
껌이 노란 종이에 싸인 채 섞여 있었다.
아내가 볼까봐 정호는 얼른 그것을 집어서 삼켜버렸다.
아픈 마음을 꼭꼭 감추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착한 아내의 마음이 찢어질까봐….
정호는 늦은 밤, 아내의 구두를 닦는다.
별빛보다 총총히 아내의 낡은 구두를 닦으며
내일의 발걸음은 가볍고
빛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 ?
    선물 2012.09.23 23:30
    왠지 슬프네요.. 서로 위해줄줄 아는 삶을 이야기한다면 감동이지만.....
    이런방식으로 열심히 산다고 한다면 이 가정은 발전이 없겠네요..
    우리같이 월급을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 살림과 다를 바 없네요
    다람쥐 챗바퀴 도는 인생을 벗어나 삶을 느낄 수있는 인생을 살도록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신념으로 바꿔나가
    나이가 들어 멋진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
    복사꽃필무렵 2012.09.24 16:41
    ㅠㅠ
  • profile
    Nuclear 2012.09.24 18:48
    아침부터 찡합니다..
    정말이지 내일의 발걸음은 가볍웠으면 좋겠습니다
  • ?
    rlathwkd 2013.01.15 05:01
    ㅠ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자유글 [필독 공지] 명예훼손 게시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겠습니다. 덴탈2804 2025.12.24 38764
공지 자유글 자유게시판의 [카테고리] 변경과 관련하여 안내 드립니다 file 덴탈2804 2025.10.31 36805
공지 자유글 게시물내에 직접 사진이 보이게 질문하는 방법 / 07분 05초 4 덴탈2804 2024.02.27 80830
공지 자유글 일반회원에서 정회원이 되는 빠른 방법 덴탈2804 2021.01.26 75547
공지 자유글 홈페이지 개편후 주요 변경된 이용 안내입니다 (2019.10.25) 덴탈2804 2019.10.30 75778
공지 자유글 [공지] 아이디 및 비번찾기 안내입니다 file 덴탈2804 2013.08.01 215474
9105 자유글 웃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6 dodotl246 2012.09.26 3231
9104 자유글 호주취업 질문드려용. 14 키키킥 2012.09.26 4270
9103 자유글 duo-bridge 6 secret 듀오브릿지 2012.09.26 263
9102 자유글 소장님들 좀 참읍시다 20 code 5 2012.09.26 4355
9101 자유글 급)부고 야간근무 김윤수실장 부친상 9 yosep123(정요셉) 2012.09.25 3638
9100 자유글 대구 학술심포지움 문의 받습니다 47 file 덴탈2804 2012.09.25 3977
9099 자유글 토론게시판 4번째 주제 공지합니다 덴탈2804 2012.09.25 3050
9098 자유글 크리에이션 컬러왁스 질문드려봅니다. 2 審美 2012.09.25 4100
9097 자유글 2012년 마지막 "행사치"와 함께하는 전국 심포지움 많은 참석 부탁드려요. ^^* 10 조민구 2012.09.25 3518
9096 자유글 말은 자신에 대한 광고이다...... 19 카페이장 2012.09.24 3820
9095 자유글 해외취업하려면 어디에 알아봐야 하나요? 포세린/빌덥 3 김보람 2012.09.24 4086
» 자유글 아내의겨울~ 4 카페이장 2012.09.23 3609
9093 자유글 너 살고 나살고.... 13 카페이장 2012.09.22 3587
9092 자유글 해외학생이 한국에서 취직하기 힘들까요?? 11 뜽요 2012.09.22 3783
9091 자유글 행복의 무게 8 dodotl246 2012.09.21 3676
9090 자유글 4년제 치기공학과 - 16 마당 2012.09.21 5776
9089 자유글 아 취업하기 힘드네요 18 열혈남아 2012.09.21 4513
9088 자유글 안철수의 출마... 그리고... 36 스마일맨 2012.09.20 3583
9087 자유글 =기초대사량 구하는 법= 6 dodotl246 2012.09.19 3785
9086 자유글 옴니백 기계 추천 바랍니다~ 3 그냥그런삶 2012.09.18 5878
Board Pagination Prev 1 ... 463 464 465 466 467 468 469 470 471 472 ... 923 Next
/ 923
  뉴스 & 이벤트
  자유게시판
  한줄 게시판
보드 배너 1
보드 배너 2
* 2804아카데미 세미나 안내
✔ exocad 커스텀 8기 서울
커스텀 디자인의 모든 것!
9월 19일(토) 1일 과정
✔ 3Shape 고급 43기 대구
이제는 모델리스 시대!
9월 19~20일(토/일) 2일 과정
✔ 시니어 3Shape 초급 대구
PC 기초부터 3Shape 입문까지
9~11월 격주 일요일 6일 과정
문의전화 010.3510.280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