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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일기(12)...핑계김에 여행가기

by 사노라면 posted May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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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5년전에 매형이 대장암으로 수술했다.

나도 그때 처음 대장 내시경을 해보았다

찝찔한 물도 많이 마셔야하고  떵구멍으로 들어오는 내시경 이란놈의 첫 접촉이란........헐~! 당혹감~!!

대장 속을 모니터를 통해 내속을 내가 들여다 본다 .....밑터진 바지 입고 꾸부정 옆으로 누워서......

술많이 마신게 후회되고, 제때 마춰 식사 못한게 후회되고, 섬유질도 평소 많이 먹어야 한다던데......

쑤우욱 들어 갔던게 쑥 나온다

깨끗하다

휴~~~ 얼마나 다행인지

술 좀 작작 마시자

스트레스 받지 말자......그게 내뜻대로 되는건 아니지만. ....다짐한다

그러나 그 다짐이 얼마나 오래 갔는지는 말하기 쑥쓰럽다

 

누님 병문안 다녀와서 다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처음 내 속을 볼때와는 달리 모니터가 4번 피로 물들었다

용종이 4개 있어서 절제술을 받은것이다

5년만에 깨끗하던 대장에 용종이 생긴거다

돌이켜 생각하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먹고 살긴 더 어려워졌고 딸내미 말 안듣던 중고 시절을 가슴 조이며 살았다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술이 늘 함께 했으니....이만한 것도 감사해야 할 판이다

 

사람이 살아 움직인다고 다 멀쩡한게 아니구나.....

멀쩡하게 함께 산에 다니고 술한잔 즐기던 친구가 암투병 중이라고 핼쓱해 나타나고

건강했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죽는다는게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가까이서 벌어지고 있는 실황 이란걸 본것이다

그래,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지, 내일은 내일 걱정하고....

 

예금통장 잔고를 확인해 보았다....젠장

돈이란건  언제나 내가 무얼 하기엔 부족하다

이럴때 이용하는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금가루 ㅎㅎㅎ

 

여행사 검색하고 예약하고

 그 전에 몇일 일봐줄 친구 섭외하고

 

아내에게 말했다

"사는게 뭐야?"

"우리가 얼마나 살런지, 언제 아파서 누울지 누가 알어 ....."

" 나 용종 떼어 낸거 봤지, 인생 몰라..."

" 여보, 우리 건강할때 어디라도 갑시다 . 당신도 그동안 고생 많았고 이제 우리도 즐기며 삽시다...."

아내는 돈들어갈 구석도 많은데......했다

금가루 판돈을  "딱"내놓으며 말했다

굶게 생긴거 아니면 갑시다...먹고 살것만 남기고 털어 봅시다

 

용종 4개 때문에 유럽여행 9박10일 다녀왔다

난 거기서도 떠들고 다녔다

용종 4개 떼어내니 세상이 새롭게 보이더라........고

그래서 이 좋은세상 구경하러 왔다고

과연 세상은 좋더라고

 

세상은 넓고 구경 할것도 많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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