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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할려구요..

by 임세훈 posted Jul 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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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년차.. 기공소 오픈한지 3년째... 이제그만 기공을 접으려 합니다.

글을 적기전에 먼저 이글을 쓰며 제 생각과 이야기가 맞다는 건 아닙니다. 그저 주절주절 넋두리쯤으로 여겨주시길...

 

기공일 9년동안 최선을 다했다고는 절대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매순간 어느정도는 인정할만한 노력은 해왔다.

헌데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 내게 남은건 적지만 부담스러운 빚과 허망함이랄까..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좋지않은 기분뿐이라고하면 조금 과장일까?

 

사람이 노력이란걸 하는 이유는 뭐랄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나 현실적으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어떠한 행복이라는 가치가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서 내게 오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바람때문이지 않나 싶다.

 

3년재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하고 박봉에 여러 세미나를 수료하고 심화과정이라는 호객행위에 끌려 이성을 상실하고 대출받아 과정을 마치고.. 과정이수전과 똑같은 대우와 현실앞에 '그래도 나중엔 이수하지않은 다른 사람들보단 더 나을 거야'라는 간사한 마음으로 여러 잡생각들을 억누르고...

 

여기까지 보신분들중.. '또 어떤 루져가.. 노력이란걸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인간이 패배주의에 물들어 쓴 글아니야'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맞다 난 루져다. 현 치과기공계의 제도권과 또 그들이 이끄는 대로 휘청대다가 낙오한.. 하지만 어쩌면.. 이제서야 현실을 깨닫고 직시 할 줄 알게 된 사람이기도 하다.. 적어도 개인적으론...

 

다시 돌아와서..

 

그렇게 그렇게 기공일을 하다가..  무지[無知]와 부덕의 소치로 기공소를 개업했다.. 기공소를 개업하고 나서 내가 모자라고 부족하여 몇몇문제가 있었지만.. 이 글엔 적지 않는게 좋겠다.

 

크라운 28,000원 인레이 21,500원 포세린 55,000부터 75,000원을 받으며 일을 해왔다.. 내 자의에 의해서 받은 기공료는 아니지만.. 남들보다 잘받는다고 자위하며 운영이란걸 해왔다..

 

남들은 더 적게 받고도 운영을 잘 하는듯 싶은데.. 적어도 그들 정도는 되겠지라는 아닐한 생각으로..

 

중략하고 폐업을 앞둔 현재 주판을 두드려보니.. 남는게 없었다.. 매달 일은하고 통장에 돈은 찍히는데.. 왜 맨날 돈이없지.. 또 지금의 이 빚은 뭐지? 당연했다.. 물론 이러한 판단엔 나라는 개인에 대한 판단이 전제한다..

 

나라는 사람은 손도 느리고 일을 잘하는 편도 아니다..

 

손도 빠르고 일도 잘하고 기공료도 잘받고 영업력도 뛰어난 사람이면 현재의 제도권에서는 물론이고 상황이 더 열악해져도 살아남거나 남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일을 해나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ㅎㅎ

그래서 초반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경험에대한 넋두리라고 여겨달라고 쓰지 않았나..

 

다시 돌아오자..

 

기공소를 개업하면서 스스로 이것만은 지키자라고 생각한게 있다..

덤핑치지말자, 악덕하다고 소문난 소장이 되지말자, 기사로 일할때 부당하다고 생각했던것들은 하지말자. 이다.

이러한 이유로 돈만 맞으면 일해보자는 치과들의 거래제의도 거절했고.. 직원들의 밤일도 가급적 시키지 않았다..  손이 느리고 일을 못하는 나는 많은 날을 밤을 새웠지만..

헌데 이렇게 꽤 오랜시간을 하다보니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었다.

위에 몇가지 하지말자는 생각은 그냥 생각이었던것.. 그냥 바랬던 것들이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와이프한테 돈한번제대로 가져다 준적없고 기공소가 더욱 어려워지니.. 덤핑도 치고 싶고 직원들이 밤일을 하더라도 일을 조금더 해주었으면 좋겠고.. 월급도 가급적 조금만 주고 싶고, 재료상이나 외주기공소에 대한 비용은 주기 싫어지고..

그렇게 된긴 싫었는데.. 언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렇다는걸 느끼게 되었다.. 불과 얼마전...

 

밤일하는 직원에게 지금 현실적으로 니 월급을 받으려면 이만큼의 일은 해햐한다고 설득하고 있는 내모습에서.. 그러니 밤일을 하는건 니가 부족하기 때문이니 당연한것 아니냐는 말을 입밖으로 내는 내 모습에서.. 어떠한 미래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는것 조차 사치임을 느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것이다. '쯧쯧.. 아직도 철이 안들었구만..다들 그렇게 사는데 니가 뭐가 잘났다고....쯧쯧쯧'

그렇다 다는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것 같다..

 

근데 나는 싫다. 내가 누구보다 잘나서가 아니라 그냥 나는 싫은 것이고, 현 제도권에서 버틸 자신이 없는 것 뿐이다.

물론 이렇게 변해가는 나 때문에.. 그이유하나로  기공을 그만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하나야 다시 마음 먹고 초심으로 돌아가려 노력하면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서두에도 적었지만.. 노력이란건 막연하나마..행복이란것, 지금보다 나은 상황의 미래가 있을 때 하는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을 보자.. 물론 합당한 기공료를 받고,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며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소장님들이 없는건 아니겠지만..

전체에서 그런분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1퍼센트는 될까? 조사해보지 않아 모르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에서 보면 그정도도 안될것같다.

 

해서.. 평균치를 보자는 거다. --이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공을 시작하기전 학교를 다닐 때 일을 하고 있는 선배들이 했던 얘기들..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하고있다..

-기공료가 적다 더 받아야한다.

-기공사들은 단결이 안된다.

-파업을 한번 해야하는데...

-밤일은 언제쯤 그만할 수 있을까?

-월급이 적다.

-치과원장들이 기공사를 등쳐먹는다..

-

-

-

-

등등등...

지금 현재의 일반적인 상황과 많이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다..

앞으로 10년후엔 이와다를까..?

 

난 여기에서 그렇지 않을거란 판단을 했다..

개인적인 부족함과 이러한 판단으로 이제 내 이름 앞에서 기공사라는 단어를 떼어내려한다.

지금의 혐회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싶다.. 그냥 따귀나 한대 날려주고 싶다.

-치과가 기공료를 많이 주길 바라지 말고 치과 기공소가 합리적인 기공료를 받아야한다.

-소장들이 좋은 대우를 해주길 바라지말고 소장들로하여금 노동법에 합법한 대우를 해 줄 수 있도록 만들자.

-누가 뭘 해주길 바라지 말고 내가 그렇게 하자.

모든 변화는 밑에서 부터 일어나야 한다.. 치과 기공사들의 노동조합이 결성될 그날 흘릴 뜨거운 눈물과 힘찬 박수를 마음 한쪽에 남겨두고 나약한 저는 이제 그만 떠납니다.

대한민국 치과기공사들의 건투를 빕니다.

 

전국 치과기공사노동조합의 결성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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