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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일기(15 ).........내평생 옥수수 한가마

by 사노라면 posted Jul 0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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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일배우던 시절엔  쓱쓱 조각도 몇번 지나가면

 크라운 하나 완성 되는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도 빨리 배워  언젠간 그렇게 하리라......다짐 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하는지 막막 하기만 하던 시절 이었다


누가 이야기 했는지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가물가물 한데

" 이빨 한가마쯤 만들면 이 정도 할 수 있어...ㅎㅎㅎ."

한가마라.........이게 과학적으로 밝혀진 만시간의 법칙 쯤 될것이다

그때야 법칙따윈 몰랐지만 몸만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루 한개 완성도 벅차던 시절엔 몇년을 모아야 한가마 될까 ...아득했다


그래도 세월이 가고 조금 익숙해 지니, 한가마 분량이 채워졌는지 크라운 기사로 취직 하게 되었다

손도 빨라지고 조수도 생기고  한가마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단축되어

한가마 만들어 결혼도 하게 되고

한가마 만들어 전세집도 구하고

한가마 만들어 자식도 키우고, 기공소도 오픈하고, 집도 사고,............

지금까지 먹여 살리고 있다

도데체 얼마나 많은 옥수수를 만들었을까?

비도 왔고 바람도 불었고 뙤약볕에 많이 지치기도 했는데....


지금은 눈에 황반 변성이 오고

어깨도 아프고

일년에 한되박 이나 만드는지...............

다시 가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그런 시절이 있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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