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송파구의 리더스치과기공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3년차 치과기공사 유두호입니다.
2년차까지는 e.max 인레이, gold work, 모델 작업 등을 주로 담당하다가, 3년차에 접어들면서 CAD 파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CAD 파트를 담당하면서도 꾸준히 크라운 조각을 하고 있는데, 일반 보철 치과기공사에게 ‘조각’이라는 것은 ’숙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학생 시절부터 치과기공에 관심이 많았고, 열심히 만든 작품들을 사진으로 남겨놓고는 했습니다. 작년에는 카메라가 생겨 본격적으로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에도 기공 계정을 따로 만들어 갤러리 형태로 사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흠들이 자세하게 보이는 이유로 부족한 부분이나 형태에 관해 더욱더 신경 쓸 수밖에 없고, 이러한 고민을 여러 차례 하다 보면 결과물을 바라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치기공과 학생인 친한 동생의 권유로 덴탈2804에 작품을 게시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작업 결과물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드리고, 또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2804매거진에도 저의 자료를 게재할 기회를 얻게 되어 무척 기쁜 마음입니다.
지금부터, 저의 지난 3년간 기록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ART 1. GOLD CROWN
사진 1~4) 1년차 때 작업했던 골드 크라운입니다. 사실 이때는 조각이나 폴리싱에 대한 노하우도 없고, 그냥 미련하게 일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제가 만든 것이 맘에 들었는지 사진을 찍어 남겨놓았네요.
참고로, 마지막 단계에서 광을 낸 크라운에 스캔 스프레이를 얇게 뿌려주면 폴리싱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같이 골드를 끓이던 기억도 아주 생생합니다.
사진 5~9) 이 사진들은 2년차 하반기에 촬영한 작품들입니다. 2년차 때 이직을 하고 새로운 소장님께 마진 정리, 폴리싱 등을 다시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메탈과 골드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 조각해야 광이 쉽게 나는지, 광을 잘 내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10~14) 사진은 최근에 작업한 골드 크라운 케이스입니다. 이번 크라운은 초심으로 되돌아가 보고자 1년차 때 처럼 스캔스프레이로 폴리싱까지 확인했습니다.
PART 2. WAX-UP
사진 15~16) 1년차 사진 17) 2년차 사진 18~21) 3년차
1년차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왁스업을 하고 있으며, 전치부보다는 주로 구치부 위주로 인접치가 자연치인 모델을 골라서 조화롭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1년차 때는 보통 교합면 형태에만 신경을 썼는데, 요즘은 외형 위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PART 3. CHALLENGE
사진 22~25) 2019년 10월에 개최된 [DTTC 악골모형 5시간 오프라인 챌린지]에 출품한 작품입니다.
학생 시절부터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해오면서 느끼는 점은, 경쟁으로부터 받는 자극은 실력 향상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챌린지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챌린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엄청나게 형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이든 목표가 생기면 준비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얻은 정보는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사실, 대회라는 건 결과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 같아요. 결과 외적인 부분에서 얻어갈 것이 무척 많습니다.
PART 4. DRAWING
3년차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것을 시작해보고 싶었고, ‘드로잉’을 선택했습니다.
사진 26)은 타 기공소 소장님의 조각 사진을 프린트하여 따라 그린 것이고, 사진 27)은 제가 즐겨보는 형태학 책 안에 있는 그림을 따라 그려본 것입니다.
조각이든, 그림이든 창조보다는 모방이 먼저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일단 스케치북 1권을 다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PART 5. CHALK ZIRCONIA CONTOURING
사진 28~31) 밀링된 지르코니아 블록을 다듬기 전과 후의 사진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기계가 표현할 수 없는 부분들을 수작업으로 보완하면서 작업을 하다보니 디테일한 부분에 예민해지고, 현미경 보면서 작업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컨투어링, 폴리싱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 *
저는 요즘 카메라에 푹 빠져 살고 있는데요, 알면 알수록 매력있는 물건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직을 하고 카메라를 처음 꺼냈을 때 마침 원장님이 기공소에 놀러 오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카메라를 꺼내자 “이런 애도 있구나!” 하는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카메라라는 물건은 저년차 치과기공사에게 그만큼 생소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카메라를 추천해주었던 소장님의 말씀처럼, 기공을 열심히 하긴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은 후배들에게 반드시 카메라를 배워보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치과기공 연대기를 사진으로 남겨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되는 좋은 글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