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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도 왔으면 좋겠습니다.

by 돌대가리 posted Feb 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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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촌에 살아서 동네에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저마다 자식들이 있기는 하지만 촌 살림에 그들이 좋은 직업이나 자수성가를 하기에는 무리였을까요?
다들 살기 바쁜 세상에 명절때나 한번씩 찾아 올 뿐 나머지의 그 기나긴 시간은 노부부 단둘이나 아님 혼자 계신 분들은 동네 어른들끼리
서로 의지하시면서 삽니다.

하지만 외로움보다는 정이 넘치시는 분들입니다.

봄이 되고 날이 따뜻해 지면 어르신들은 젊은 총각은 많이 먹고 힘써야 대한민국이 잘 산다며 직접 딴 냉이나 텃 밭에서 기른 채소며 심지어 자식이 떼다둔 고기도 가져다 주시곤 합니다.
저는 한사코 거절하지만 손주같다며 거친 손에 가득 정을 담아 주시며
구부정한 허리에 양손을 얹고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뻔 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고마운 분들께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더라구요...
말 벗이 되어도 자식이나 손주보다 못할 것이고...
그것도 한달에 한번 두번 길에서 마주치면 담소를 나누는 것이 전부니까요..
이렇게 어르신들과 살갑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노인들의 복지나 의료 환경에 대해서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어디가 쑤시고 아프면 무조건 파스부터 붙이시고 배가 아프면 콜라나 까스명수 한병이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치과 의료비가 비싸서 자식에게 부담될까봐 아픈이를 참고 계시거나 혹 자식들이 돈을 주어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조금이라도 아낄 요령으로 저에게 찾아와 부탁을 하실 때가 있습니다.
저는 할 수 있으니 그냥 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엄연한 불법이기에 거절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날도 왔음 합니다.
이런 무의탁 노인분들이나 자식이 있어도 생활이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법에 울타리가 낮아지고  넓어져 치기공사의 손으로 정성스레 덴쳐하나 끼워 줄 수 있는
그런 정다운 사회가 왔음 합니다.
돈보다는 우리네 어려운 이웃이 먼저인 세상이 왔음 합니다.
실현 되기에는 너무나도 큰 장벽들을 넘어야 하기에 접어야 할 생각이지만 어디에 표현 할 곳 없어 이렇게 간만에 들어와 글 남기고 갑니다.
어줍짢은 이야기라도 이해해 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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