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

날 울게 했던 시 한편...

by 돌대가리 posted Mar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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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상 심순덕 님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였습니다.


- 제가 군입대후 자대 배치를 받고 가장 힘들던 이병때
처음 이 시를 접했었습니다.
한 운율 한 운율을 읽어 내릴 때 마다
마치 어릴적 제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라
저도 모를 무언가가 울컥-
가슴 속에서 솟구쳐 올라 왔습니다.
그러고는 저도 철이 조금은 들었구나 ! 생각했죠...
그 후부터 지금까지 지갑안에 언제나
이 시를 보물처럼 가지고 다니며
일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저보다 수십년 인생을 먼저 사시면서 당신보다는 자식을, 부모를, 남편을 먼저 생각하신 어머님을 생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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