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

착잡합니다.

by 테크놀로지스트 posted Jun 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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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일을 시작한지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래도 인간답게 살고 싶은 마음에 남들 받는 월급의 70%수준도 안되는 박봉을 받으며 7시퇴근에 만족하면서 병원 기공실에서 온갖일을 다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나이가 드니 이거 이래서는 안되겠다... 미래가 없다.. 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결혼도 하지 못했구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오픈을 고려해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가 그리 발도 넓지 않고, 한 기공실에서만 너무 오래있어서 인지 오픈해도 막막하더군요. 좀 비굴하다 싶기도 했지만 원장에게 솔직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 내 사는게 사는게 아닌거 같다. 장래성이 없다. 오픈만이 답인거 같은데 막막하다.. 당분간 먹고는 살도록 거래처가 되어달라.. 이런 얘기들을 했습니다.

원장도 수긍은 하더군요. 맞는 선택이긴 한데 굳이 이 어려운 시기에 오픈을 하려고 하느냐면서.. 그래도 맘 잡은김에 하지 않으면 두번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것 같다는 말로 다시한번 거래처 되어 주면 감사하겠노라고 말했습니다. 일단 생각은 해보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부터 3일이 지났습니다. 문득.. 인터넷을 서핑하다보니 원장이 구인광고를 냈더군요. 기공사 구한다고.. ㅡㅡ;;;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는게 이런건지.. 그동안 7년가까이 몸담아온 댓가가 이런것인지.. 한숨만이 나옵니다. 이젠 몸값땜에 다른대서는 받아주지도 않던데.. 이렇게 내몰리는 현실이 무척 쓰라리군요. 정녕 기공일의 끝은 이런것인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암튼 착찹합니다. 다들 힘들게 일하실텐데 이런 울적한 소리를 늘어놓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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