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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장난

by 사노라면 posted Aug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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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베이터에서 할망 갈은  누님이 나보고 "할아버지" 라고 할때 사실 충격이기도 했지만

신경질이 났다

나름, 운동도 열심히하고 담배도 안피며 요로콤 관리 하는데

할배라니.....할배라니..........



40 대 초반에

저녁에 좀 세밀한 작업을 하려면 가물가물 잘 안보이기 시작했다

그 당시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눈이 나빠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안과에 갔드만

"노안 입니다" 하는데

정말, 꽝 하는 소리가 들릴정도의 충격이었다

이 젊은 나이에 노안이라니........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왔다

아이가 아직도 초딩인데 "노안"이라니~!!



그러다가

차츰 그 충격에서 벋어나 다시 고요한 마음으로 돌아와 살고 있었는데

머리를 다듬던 어느날

정신나간 헤어 디자이너란 넘이

"혹시, 군장교님 이세요" 라고 쌩뚱맞은 질문을 날린다

머야, 제대한지 30년 되가는마당에.... "아녀요" 떨떠름한 표정으로 쳐다봤더니

"머리 가운데 머리카락이 없어서 .....  ...철모를 오래쓰면 이렇게 되자나요"

참, 별 개소릴 다듣네....아니, 그 정도로 머리 카락이 없단말여?

속으로 많이 놀랐다

남이 봐서 얼마나 허전하면 이런소릴 다 듣나 싶은게........

그때 처음 머리카락 관리에 던을 써보기도 했다



차차 젊음도 무너져가고,

사우나에서 땀도 빼고 광내고 시간이 널널하던 어느날

머리도 다듬어 볼까 사우나 내에 이발소에 앉았는데,

별 의미없는 몇마디가 오가던 차에 그 양반 하는소리가

"이젠 염색 하셔야 겠눈데요..."

"예?....."

내 대답이 한옥타브 높아져서 반문을 했다

정말 그때도 무진 놀랬다

흰머리가 조금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염색이라니.............논네들이나 하는 염색을 나보고 하라니.....

이런 망할자슥이 있나................



거울을 본다

아직 쓸만하다고 보이는데....

허허...

헛헛한 기막힘만이 느껴진다



정말로 적응하기 힘들었던 세월도 지나가고

나이를 먹다보니..그럴때도 되긴 됬지 싶기도하다

이제사 육체와 정신이 어느정도 일치점을 찿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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