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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치기공소 이야기

by 늦깎이학생 posted Jan 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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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 공부하면서 5군데 실습을 다녔습니다. 많이 옮긴편이 되네요...배우려는 욕심이 좀 있었다고 생각해 주세요.^^;

제가 겪은 호주치기공소 이야기입니다.

첫번째는 전화번호부에서 순서대로 한 10군데 전화해서 와보라한 곳이었습니다. 처음 간 곳이죠. 치기공소가 코딱지 만한 곳이고 아이들 책상같은 작업대 하나가 있고 기계가 여기저기 오밀조밀....왁스며 도구며 책상가득 흩어져 있고 먼지가 여기저기 그득그득...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작은 기공소 바닥에 병든 개새끼가 있는데 똥을 싸서 냄새가 여름 시궁창이었습니다. 우엑...어렵게 얻은 기회였지만 그후 다시 가지 않았습니다. ㅠㅠ

두번째는 자기짐에 차고(차하나들어갈)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었는데 3사람이 일합니다. 좁기는 하지만 그런대로...아크릴만 하는 기공소인데 여기서는 모델붇는 것하고 마우스가드만 만들었습니다. 주에 하루가는데 무급입니다. 나중에 더 빨리배울 욕심에 주2일씩 돈도 안받고 가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두가지 이외에는 일을 안가르쳐주더군요. 이태리주인인데 짜기가 왕소금...그래도 주 2일씩 무급으로 일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지 친구 기공소(크롬)를 소개해주고 하루는 자기기공소에 그리고 하루는 그쪽으로 다니기로 했습니다. 저야 빨리 일 배우는 것이 목적이니 좋습니다. (이곳은 학교실습보조사가 소개시켜준 곳입니다)

세번째는 두번째에서 소개받은 곳입니다. 인적 뜸한 곳에 역시 자기집 아래층 한켠을 개조했서 3사람이 일하고 있습니다. 위생상태가 별로...폴리슁할 때 먼지 많이 나잖아요. 그리고 트림할 때도 그렇고 열도 많이 나고...그런데 환기도 좀 안되고 어두컴컴하고...기공소 사장은 한눈에 봐도 안색이 너무 안좋습니다. 얼굴이 희멀건하면서 여기저기 뭐가 나고 평생 거기서 그렇게 일해서 그런지 좀비 같았습니다. 측은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젊었을 때는 바이올린도 하고 그랬던 모양인데 인생을 왜 저리 사나? 싶었어요. 돈은 많이 벌어도 전 그렇게 사는 것은 싫습니다. 아무튼 위생상태가 별로구요 그래도 이곳 사장은 주 이틀오라고 그러면서 하루는 돈 주었습니다. 그리고 몇달후에는 이틀 모두 돈을 주었지요.

네번째는 호주정부에서 운영하는 기공소입니다. 역쉬 위생상태며 작업환경이 좋았습니다. 사람들 별로 서둘러 일하지도 않고 모두 여유가 있어보이더군요. 공무원은 호주나 한국이나 참 좋은 보직이에요. 두번째사장이랑 무슨이야기하다가 언쟁이 생겼는데 그길로 그만두었습니다. 제가 성격이 까칠한편인데 별일 아닌 것으로(기공소관여된 일아님) 흥분해서 난리치길레 미련없이 떠났습니다. 그리고는 구한것이 호주정부기공소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드디어 셋업을 했습니다. 잘한다고 칭찬도 받고...^^ (이곳은 학교선생, 반친구 그리고 직접전화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뚫었지요^^)

다섯번째 기공소
그래서 주에 하루는 호주기공소(무급)가고 또 하루 이틀은 크롬기공소(유급)가면서 양쪽일을 잘 배웠어요. 그러다 반친구가 자기 아는 기공소가 사람이 필요한데 가보지 않겠냐며 소개시켜주는데 가서 이야기 해보니 졸업하고도 계속 일해줄 정식직원이 필요한 곳이었지요. 아싸! 그리고 그곳에는 아크릴과 크롬 두가지를 하는 기공소더군요. 그래서 그곳에서 유급으로 일을 시작하며 자연스레 나머지 기공소는 그만가게 되었고 올해 정식직원이 되었습니다. 이곳도 한적한 곳 개인집의 마굿간을 개조해서 만든 곳입니다. 하하하 뭐 냄새나는 그런 마굿간 말고요. 정식 건물로 꽤 넓고 깨끗하고 환기도 잘되고 무엇보다 사장이 청결, 위생, 환기에 신경을 쓰고 또 교양도 있고해서 좋습니다.

쓰다보니 잡이야기가 넘 많이 들어갔네요. 기공소가 먼지도 많이나고 여러가지 화학약품들도 다루고 해서 청결, 위생, 환기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업중에 어디 동남아의 더러운 기공소 사진을 본적이 있는데 호주에서 겪어본 다섯군데중에 2군데는 그 곳에 필적할 만한 곳들이었어요. 호주라고 기공소 다 좋은 것은 절대아니라는 것 그리고 반친구들 가는 곳 이야기들어보면 참 황당하고 더 더러운 곳도 많더군요. 작업환경도 사장도...

졸업할 때쯤 퀸즐랜드치기공협회에서 사람들이 왔길래 물어봤어요. 치기공소들의 위생과 안전상태를 어찌 관리하느냐? ....대답은 학교 학생들한테 그런것에 대한 기준을 잘 가르치도록 감독한다 였습니다. 결론은 아무것도 안한다 이지요.

한국은 어떻습니까? 기공소들 깨끗하나요? 감독기관에서 관리는 하나요?

모두 나름 신나는 주말 되세요.

================================================== 몇줄추가 ==========================

어떤분이 과장이 심하다고하시네요 쩝 ㅠㅠ

제가 호주기공소의 평균적인 상황을 말할 순 없겠죠. 고작 5군데 경험했는데...그러나 호주기공소실태의 한 단면은 되겠습니다. 어떤분은 시드니쪽에서 4군데 경험했는데 다 괜찮았다고 말씀도 하시네요. 서로 경험이 틀린것 이상할 게 없습니다. 한 400개 500개 둘러봤으면 모를까...

첫번째 기공소는 하루만가고 너무 더러워서 못가겠다고 학교선생님에게 이야기했어요. 선생님이 어디냐고 그러길래 말해주었더니 선생님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곳이더군요 아거기 하면서 썩소를 날리더군.

세번째 기공소에서는 파트타임으로 오는 기공사가 있었는데 나중에 학교에 파트타임선생님으로도 왔어요. 학교에서 처음에는 그곳이야기를 하며 어떠냐 했더니 뭐 너도 잘 알잖아 하면서 넘어갔었는데 나중에 둘다 그곳을 떠난후 다시 이야기를 하니 그곳의 작업환경에대해 분개하더군요. 관련기관에서 만약 그 사실을 알게되면 그냥 안있을껄...하면서요.

학교친구들과 서로 가는 실습기공소에대해 이야기를 가끔 나누죠. 서로 뭐하고 있는지 어떤곳인지 궁금하니까....어떤 친구가 자기가는 기공소가 최악이라며 해준 이야기입니다. 일주일에 한번가는데 갈떼마다 바이브레이터에 그득 쌓인 프라스터를 에어치즐로 떼어낸다는 거예요. 열명이 넘는 기공사중에 그거 치우면서 사용하는 인간이 하나도 없다구...그리고 바닥에는 언제나 쓰레기가 굴러다니고 먼지는 물론이고...더 기가 막힌것은 왁스를 재활용하는데 그 재활용 왁스에 갖은 쓰레기와 먼지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그걸 가지고 환자입에 들어가 바이트블록을 만든데요. 거기 일하는 10명이 넘는 기공사중 절반이 한국사람들이라하더군요. 그 이야기 들으며 저도 씁쓸합니다. 그 친구 졸업후 다른데 가고 싶은 데 마땅치않아 일단은 그곳에 주 몇일씩 가기로 했다구....그래서 좀 참고 실력이 쌓여 다른 곳 갈 수 있을 때까지는 더러워도 있어라고 말해주었네요.

저나 반친구가 재수가 없어 그런 기공소가 걸린 것일수도 있지요. 그러나 밥먹고 이곳에서 허풍떨만큼 한가하진 않습니다.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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