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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의 이별

by 사노라면 posted Mar 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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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엇다

워낙 공부랑 친하지 않으니 좀 먼데로 가게된 것이다

기숙사에 들어갈 준비물을 사야겠다고 리스트를 들이대는데....

참 종류도 다양한게, 기가 막힌다

뭘 좀 하면서 해달라면 신이 나겠는데

걸레질 한번 안하면서 해달라는건 많다

대꾸도 안하고 적어온 쪽지를 식탁에 놓앗다.............



저녁먹으러 딸과 나왔다

아무말 없이 식당까지 걸어 갔다

음식이 나오고 말없이 다 먹을쯤에

"아빠는 나한테 해줄 이야기가 하나도 없어?  이제 기숙사에 들어가는데..............."

허 허

왜 내가 해줄 말이 없겠냐

할 말이 너무 많아 무엇부터 말 해야할지 모르겟구만.....

"그래,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야지.."

"아빠가 하는말, 너에게 써준글 , 그것에 대한 반응이 있어야

아빠도 신나고 또 다른 이야길 해줄것 아니냐?.."

"네가 아빠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 무슨 소릴하든 잔소리에 지나지 않을테니......"

한번 말이 나오기 시작하니 줄줄이 사탕이다

"너도 대학생이 되었으니 멋진 옷한벌 왜 안사주고 싶겠냐?........."

이 말엔 놀라는 기색이 역역하다



한마디 하면 꼬박꼬박 말대꾸도 잘하더니

"순한양" 이 되었다

알아듣긴 하는구나......마음이 좀 가라 앉는다............

내일 아침에  쇼핑하고 기숙사 데려다 주기로 하고 ......



ㅜㅗㅗㅜㅗㅜㅗㅜㅗㅜㅗㅜㅗㅜㅗㅜㅗㅜㅗㅜㅗㅜㅗㅜㅗ



쇼핑후에 네비를 따라 고속도로로 들어선다

개나리 진달래 활짝 피던 나의 대학 시절이 생각난다

이쁜척하는 여학생과 말도 해보고....으~~ 설레이던  젊은날이여

딸과 대학생활에 대해서,

하여튼 인생 전반에 대해 다방면으로 말을 주고 받고 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마디 물어보곤

나의 설교(?)가 시작되었다

해주어야 할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

같이 생활하게 될 기숙사 친구와의 관계부터....

세상 살아가는 방법이 어디 몇가지로 정리 되겠는가?

목이 말랐다

물 한병을 다 마셨다



딸을 내 시야 밖으로 보낼라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집어주고 싶었다

생각 나는데로, 잊어 버릴까 더 빨리, 더 많이..................

목적지에 다 왔을땐 오늘의 이야기 주요정리까지 해주었다

"자고로,  네가 조금 손해 본다 생각하고  모든걸 대하라

그러면 네 마음이 편할거고 여유가 생길거다........."



딸을 남겨두고 돌아오는길은

홀가분 하기도 , 걱정스럽기도 하다

비가 죙일 내리는데 멀리 보이는 산은

마치 높은산인냥  꼭대기 부분만 눈이 쌓여있다



집에 돌아와

딸내미 방을 들여다 보았다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들...

이불이 벗겨진 침대...



이젠,

이 집에 나 혼자다

정말로

혼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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