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

카인의 피

by 사노라면 posted Apr 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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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와 동갑이고 교우이고 족구친구다

알만한 회사에 다니고 적극적이며 활동적이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누구와도 잘 어울리며 리더인 ...그런 친구다



점심식사를 하러 가며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가 명퇴를 하고 요즘은 다니던 회사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엇다

"그랬구나......난 여전히 잘 나가는줄 알았지......."

그가 그간에 있었던 사연을 말해 주었다

노조 모임을 하면서 "찍히게" 되었고

변두리 쪽으로 발령나서 6 개월씩 거의 다 돌았단다

그래도 쫒겨나면 안되겠기에 참고 참으며 다녔단다

그러다 결국 회사에서 내주는 조그만 사업권을 받아서 나온거 란다



그의 아내는 자그마한 키에 야리야리 한게

음식 솜씨가 좋았지만 김밥집을 할 정도의 몸은 아니었다

어느날 김밥집을 시작하고 그 친구가 휴일은 거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살만한 사람이 얼마나 더 벌겠다고 저러나....." 싶었다. 혼자 생각에



그 친구와 이야길 하면서

그때 왜 김밥집을 했는지 "확" 다가왔다

"그랬구나..그렇게 어려운 시절이 있었구나....그래도 한마디 않하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었구나........대단한 친구다 ..너는..............."

위로의 마음이 가슴 절절 했다

회사에서 흔히 쓴다는 왕따발령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걸 이겨내야 하는 가장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

오죽하면 아내를 김밥말게 했으랴

생각하니 가슴 찡한게 친구의 얼굴 보기가 민망 했다



한편,

난 최소한 쫒겨나는 일은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설사, 쫒겨나도.. 망한다 한들  어디가도 일할 기술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에게도 카인의 피가 섞여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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