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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기공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네요.

by 초보 posted Mar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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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기공한지 5년도 안된 아직은 부족한 기사지만 잠시 기공을 그만두고 기공사라는 직업자체에 대해서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합니다.

 

1,2년차때는 밤일은 해도 배운다는 즐거움에 힘든지도 모르고 일했었는데요.

 

점점 연차가 쌓이고 기공실이라는데를 들어가서 직접치과의사와 대면하고 가까이 일을 하면서 점점 기공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게 되네요.

 

기공사는 평생 치과의사가 빛날수 있게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해주는 역할밖에 할수 없는건지.....

 

치과의사가 일을 줘야 기공사가 먹고산다는 갑을 관계라고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하면 기공사가 없다면 치과의사가 일을 제대로 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기공에 관해 전혀 관련이 없으신분이 치과의사와 기공사의 관계를 보시곤 이런얘기를 하던게 기억나네요.

 

"너네는 왜 일을 거꾸로 하냐?"

 

너네가 프랩하고 의사들이 이빨을 만들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제가 연차가 적어서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치과의사와 위생사는 기공사가 일할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고 기공사가 중요한 마무리 작업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기공사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요.

 

긍데 마무리를 기공사가 한다는 이유로 보철물이 안맞으면 중간에 어떤 오류가 있을지는 배제하고 모든책임을 기공사가 져야한다는게 이해가 되지않네요.

 

물론 기공사가 100% 책임이 없다고 얘기하는건 아닙니다.

 

원스텝이 아닌 의사-위생사-기공사가 같이 일하는 만큼 오류는 어디에서나 발생할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의사나 위생사는 그 원인을 찾아볼생각은안하고 자기들은 문제가 없었으니 원인을 기공쪽에서만 찾아보라고 하는게 참 답답하네요.

 

의견을 말해봐도 들어주기는 커녕 무시하기 일쑤구요.

 

갑과 을의 관계라서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야 하나요?

 

제가 이번에 그만둔다고 하니 기공실장님과 원장님이 그러시더군요.

 

요즘 애들은 끈기가 부족한거 같다고....

 

기공사니까 기술이 중요하니 열심히 일이나 하고 배우라고.

 

물론 손으로 하는 직업이다보니 하는만큼 느는건 맞는 얘기죠.

 

하지만 굳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일만 열심히 한다고 기술이 늘고 지위가 상승하는건 아니지 않나요?

 

얼마전에 두시의 데이트에 정은표가 나와서 이런말을 하던게 생각나네요.

 

사람들은 지금 고생해야 나중에 행복해진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 행복해야 미래도 행복하다라고 생각한다구요...

 

밤일에 박봉에 자기몸 희생해가며 일해서 나중에 오픈해서 돈벌면 그동안 고생한게 다 보상될까요? 행복할까요?

 

지금 환경도 충분히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공사라는 이유만으로 밤일에 박봉에 퇴직금도 없이 일하는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는게 답답하네요.

 

사람은 밥만 먹고 살수는 없잖아요. 반찬도 먹어가면서 살아야죠.

 

무슨 숙명처럼 밥만 먹는것도 감사해하며 살아야하는걸까요?

 

점점 변화를 시도하시는 소장들도 계시지만 앞으로 기공을 하는 후배들에게는 나도 이렇게 일했으니 너도 이렇게 일해가 아니라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수 있도록 아니 기본만이라도 될수 있도록 해주는게 도리가 아닐까 싶네요.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졌네요.

 

저는 그만두고 쉬는동안 그 답을 찾아볼까 해요.

 

기공사란 직업은 이렇게 일하는게 당연한건데 제가 끈기가 부족하고 편할려고만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바뀔수 있는지요.

 

기공사란 직업이 정말 재미있고 가치있고 보람된 일이라 생각하지만 이런게 바뀔수 없는 당연한거라면 이제 그만 할렵니다.

 

만약 바뀔 여지가 있다면 제 몸 희생해서라도 앞으로의 후배들에게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위해 노력할거구요.

 

회원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제가 끈기가 부족한걸까요?

 

치과의사와 핏대세워가며 한바탕 얘기하고 나니 그만두는 입장이지만 속은 후련하네요.

 

먼 미래에는 치과의사가 기공소로 찾아와서 내 일좀 해줄수 없냐고 부탁하는 그만큼 기공사의 지위가 높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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