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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일 10년차 입니다.

by 사과쥬스 posted Jun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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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일 10년차 입니다. 


중간에 쉬기도 했고, 교단에 뜻이 있어서 공부도 했었습니다. 길지않은 시간이었지만요,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철부지 기공사가 이제는 개업하고 1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


초년차 시절에...


그당시 월급이 100만원이었습니다. 


졸업하면서 우리반에서 서울가는 친구들 빼고는 제일 많이 받았었지요,


물론 일도 제일많이 했구요, 아침에 8시 30분에 출근해서 새벽 3시, 4시... 아침에 집에가서 세수만하고 온적도 많았습니다.


정신없이 일만하다가 문뜩 내가 뭐때문에 이렇게 일을하나... 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소장님께 말씀드리고 그만두었습니다. 기공일에 완전 신물이 나더군요, 두어달 했습니다.


조금 쉬다보니 졸업동기 형이 전화와서 다른기공소에 가보랍니다.


갔더니.. 제가 처음 취업했던 기공소와는 완전 딴판입니다.


기존 기공소에서는 그냥 폴리싱만 죽어라하고, 아무것도 못했었거든요


매일 새벽까지 일하던 일상이 이제는 저녁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수도있게 변했습니다.


그러고는 조각도 배우고, 이것저것 배우게되었죠.


그러다가 학교강사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하러 학교에 갔습니다.


학점은행제 하면서, 전공심화과정 이수하고나니 또 안보이던것들이 보이더라구요


강사하려면, 대학원도 나와야하고, 그렇다고 대학원갈 형편은 안되고, 공부에 소질있는것도 아니고...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시 취업했습니다. 그때가 3년차... 월급은 120이었습니다.


동기들중에 꼴찌였죠 ㅎㅎ


역시나 밤일이 시작되고 그당시에 결혼을 하게되었는데, 결혼준비도 와이프가 혼자 다했습니다.


싸울있도 없었죠. 싸울시간도 없었으니까요 


밤일에 지쳐 결혼하자마자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한두달 쉬다가 다른기공소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오랬동안 일을 했습니다.


소장님이 좋으신 분이었거든요.


일하고 있으면 잘한다, 열심히 한다, 고생한다...


제가 일 잘 못하는거 스스로도 압니다. 근데 그래도 칭찬을 해주십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죠? 정말 힘들었는데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구요, 


뭐... 주절주절 말이 너무 길었네요, 


말하자면 엄청 길지만, 저의 10년의 기공일 스토리를 매우 간단하게 줄여보았어요, 


요즘 게시판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학생분들의 글이 많이 올라오는게 보입니다.


당연히 불안하겠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학생시절에는 생각없이 친구들과 술먹고 노는게 너무 좋았구요, 제가 기공사가 되어 방학도 없는 사회생활을 하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만약 여러분께서, 기공일이 아닌 다른쪽으로 취업을 하게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공일도 수많은 직업중에 하나입니다. 그렇게 특별할것 없습니다. 다만, 면허증이 필요한정도?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도 지금 현재 명퇴 하려고합니다.


그친구들이 30대 중반에 뭐가 아쉬워서 명퇴를 할까요? 


회사에서 압박이 들어옵니다. 일거리 줄이고, 월급 줄이고, 명퇴하면 퇴직금 얼마, 상여금 얼마.. 돈준다고 나가라고합니다.


능력이 없는 친구는 아닙니다. 지방 국립대나와서 당당하게 시험쳐서 합격하고, 상급자 경조사 쫓아다니면서 심부름해가며, 


주말없이 일만한 놈입니다. 경영이 어려워지니 이제그만 나가라는거지요, 


저도 기공일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려고 생각한적 많습니다. 수백번 수천번도 했습니다. 


근데 배운게 도둑질이라, 쉽게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뭐..덕분에 개업도 하긴했구요, 


졸업을 앞둔 학생분들, 초년차 분들..


제가 말재주가 없어서 핵직구좀 날리겠습니다.


졸업생 분들 졸업후 취직해서 임상모델 상악6번 하악6번 조각할 실력이 있으면 당당하게 월급 요청하세요, 


기공소는 학원이 아닙니다. 프로들이 일하는 곳이구요, 프로는 돈으로 말하는 거지요, 


배우면서 일하면 좋습니다. 근데 어느 직종에서 누가 일 가르쳐 주면서 돈주나요? 소장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솔직히 소장님들중에 1년차 고용하면서 많은걸 기대하지 않습니다. 할줄아는게 없으니까요, 


같이 일하면 사고만 안치고, 안다치길 바랄뿐이죠. 본인들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월급이 얼마네 얼마네 


왈가왈부 할게 아닌거 같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면 눈치껏, 센스 발휘해가며 배우면 월급 오르는거 금방입니다. 


그리고 경험해보지 않은일을 직접 겪은일인양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기공소는 기공소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어떤 사수를 만나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해보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해주세요


일하다보면 나쁜소장들만 있는거 절대 아닙니다. 매일 새벽까지 일시키고 기사들 등골빼먹는 그런소장들만 있는거 아닙니다.


좋은소장님들도 많아요,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좋은 길을 가도록 해야죠. 


그리고 기공일에 그렇게 불평불만이 많으면서 기공과는 왜 계속 다니시는지요? 등록금 절대 작은 금액이 아닐텐데요?


들어온이상 한번 박아보고, 아니면 과감하게 발빼도 됩니다. 늦지 않아요, 그것마저도 싫다면 비싼 등록금 내면서 궂이 학교


다닐필요가 있나요? 





부탁드립니다. 


좁은 시야로 기공계를보고, 모든것을 성찰했다는듯이 말하지 마시구요, 


물론 지금 이런 기공계를 만든 기성세대 소장님들, 이런 시대를 만들어준 소장님들 마음속으로 규탄합니다. 


하지만,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는 기공사 선배들을 욕보이는 행동을 자제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썩어빠진 기공계라고 욕하는동안 지금도 가족들 생계를 위해 썩어빠진 기공소에서 밤늦게까지 일하시는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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