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파워 인터뷰 코너의 주인공은 구미 미르치과의 배창진 기공실장입니다. 배창진 실장은 덴탈2804 온라인에서 '뿔없는 악마'라는 닉네 임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 여러 세미나에서 주목을 끌고있는 인기 연자이기도 합니다. 지난 여름, 덴탈2804 취재팀은 구미 미르치과 기공실을 방문하여 배창진 실장의 작업환경과 기공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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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진
대구보건대학교 졸업 NAT, Creation, Vintage MP, Vita, VMK 등 세미나 수료 특별강연회 및 여러 학술대회에서 강연 12th MIR Symposium Best Poster Presentation Awart 우수상 제51차 대한치과기공사협회 종합학술대회 회원작품전시회 우수상 현) 구미미르치과 기공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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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이 시작될 무렵, 배창진 실장을 만나기 위해 구미 미르치과 7층의 기공실을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어, 생각보다 좁은 데...' 였습니다. 온라인에 올려진 작품들을 감상할 때마다 굉장한 작업실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실제 미르치과의 기공실은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그의 책상은 온통 임플란트 풀마우스 케이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남들은 한 달에 한두 케이스 작업하기에도 마음이 바쁜데 어찌 이토 록많은케이스를 처리하는지, 그저 놀랍기만 했습니다.작업량을 물어보니 한 달에 5~6 케이스가 그의 손을 거쳐 세팅된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방문하던 그 순간에도 정신없이 빌드업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검파우더 교체를 준비 중이라 하더군요.
기공실을 둘러보니 작업책상 앞에 놓인 모니터와 작은 사진 촬영부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수납장을 이용해 촬영부스를 마련하고 언제든지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했습니다. 일반 취미사진은 시간이 나지 않아 촬영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업도중 고개만 들면 바로 볼 수 있는 곳에는 여러장의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요, 배창진 실장은 '저 사진벽이 나만의 공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요즘은 학교강의까지 겹쳐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는 푸념도 보탰습니다.
풀마우스 작업과정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일반적인 아날로그 기법을 기본으로 하고 추가로 디지털의 도움을 받는다 하는데요, 지면을 통해 배창진 실장의 작업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하단 사진 1-6 참조)
먼저 임플란트 케이스를 임프레션하고 고딕아치를 이용해 교합을 결정한 후 마운팅합니다. 전악을 풀 왁스업하고 실리콘으로 복제작업을 합니다. 다시 우레탄으로 복제작업을 한 후 구강내 시적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구강내에서 안모, 고경과, 교합 등을 체크한 후에야 디지털로 작업을 전환합니다.
밀링 결과물이 나온 후에는 2차로 섬세한 핸드밀링을 하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치아 외형, 표면 텍스쳐, 그루브등의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을 하게 되며 통상 2시간 이상 소요됩니다.이후 일반적인 방법의 컬러링과 신터링을 거칩니다.
한편, 최근의 대세는 모델리스 기공인데 이렇게 번거롭고 어려운 방법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 보았습니다. 배창진실장은,쉽게제작할수있는한두개정도의보철물은모델리스등의 방식으로 가능하겠지만 풀마우스 보철은 어느 한순 간이라도 원칙을 따르지 않고 진행했을 경우 뜻하지 않은 낭패를 보게될 수 있다며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르코니아 풀마우스 보철에서 발생하는 파절등의 상황은 환자나 술자 모두에게 엄청난 리스크로 돌아오게 되며 재작업 으로 인한 기공사의 경제적, 시간적 손해 또한 막대한데 그렇게 모험을 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하였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지금도 포세린등의 작업시 열수축 에러를 막기 위해 최대한 서냉으로 작업하며 그 덕분에 하루 두 번 이상의 풀 마우스 작업은 곤란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꼼꼼 함'이 배창진 실장의 최대 장점이자 그를 이 자리에 있게한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공작업실을 둘러 본 다음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인터 뷰에 임하는 배창진 실장은 그의 작품들처럼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배창진 실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Q. 커스텀 어버트먼트는 어떻게 제작하는지?
현재 커스텀 어버트먼트는 제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를 말씀 드리려면 먼저 저희 병원의 독특한 임플란트 시스템을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사용되는 임플란트는 메이저라 할 수 있는 스트라우만이며, 인터널 타입의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추후 보철제 작시 옥타 어버트먼트를 사용하여 익스터널 타입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시스템은 옥타 어버트먼트 추가에 따른 비용부담 때문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는 않고 있으며, 수요가 낮은 이유로 커스 텀 어버트먼트 제작시 필요한 라이브러리가 아직까지 국내에 보 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제조사에 요청을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며 저희 기공실에는 인터널 타입에서 커스 텀 어버트먼트를 제작할 수 있는 CAM 장비가 준비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큰 케이스가 많은 저희 병원에서는 풀지르코니아의 적합 등의 부분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기성 밀링 어버트먼트를 이용해 보철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커스텀 어버트먼트 전용의 CAM 장비를 도입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Q. 치기공과를 선택한 이유는?
벌써 2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속담이 있죠? 그 속담처럼 저는 그냥 친구 따라 치기공과로 갔습니다.
저는 수능 첫 세대였습니다. 시골학교에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바뀐 입시제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저는 그해 수능시험을 망쳤고 기대에 못 미치는 점수를 얻게 되었습니다.
좋은 대학에 갈 점수도 아니었고 재수를 선택할 만큼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성적에 맞춰 변변찮은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후 그저 졸업장만을 얻기에는 미래가 너무나 어두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적성에 앞서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대학을 선택했는데이마저도 행운이 따르질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친구 한 녀석이 치기공과에 대한 얘기를 꺼냈고 결국 둘이 함께 치기공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입학한 친구는 지금 저랑 같은 지역에서 즐겁게 기공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기공일의 시작은 어디에서 어떻게?
학교를 졸업할 무렵 IMF 사태가 터졌죠. 그래서 정말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위기감을 느끼던 많은 친구들은 취직을 조건으로 실습을 나가게 되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방학이 끝난 시기였지만 저와 친구들은 수업을 마치고 다시 기공소로 가서 늦은 밤까지 일을 도와주며 실습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들보다 한 발 먼저 기공소를 경험하고 또 임상에 부딪히며 실수를 연발하던 그 시기가 제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간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실습 나갔던 기공소의 크라운기사님께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 부탁했는데, 그 기사님의 친구 분이 일하고 있던 치과기공실에 저를 소개하면서 취업을 하게 되 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곳이 바로 지금 제가 일하는 곳입니다.
Q. 주로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대부분의 치과기공실이 그렇듯 웬만한 것은 거의 다 하죠. 덴쳐말고는 다 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주로 하는 업무는 포세린과 풀지르코니아 위주의 작업들입니다. 풀지르코니아의 경우 풀마우스 케이스는 왁스업부터 컬러링, 빌 드업, 스테인까지 제가 담당하고 이외의 작업은 함께 일하는 동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업무에 만족하는지?
기공을 하다 보면 어느 날은 차분히 빌드업만을 하고 싶을 때가 있고 또 어떤 날은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풀마우스 케이스를 완성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기공일이라는 게 그런 제 바람을 잘 들 어주지는 않는 것 같더라구요.
정말 분신술을 부려야 할 만큼 일들이 한 번에 몰릴 때는 무척이 나 힘들기도 합니다만 제가 하는 업무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럽습 니다. 그리고 해야 할 작업이 넘쳐날 때 각 케이스의 약속을 적절히 조절해서 조금의 여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오랜 경험이 가져다 준 노하우도 이런 만족감에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Q. 향후 계획은?
저는 항상 부족함이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그 부족함을 발견하거나 느낄 때도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제 자신부터 그와 관련된 내용들 을 완벽하게 소화해야 하는데 저는 아직까지 그러한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만약 그런 분들과 함께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 회가 주어진다면 저의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채워가면서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으로도 공유의 기회를 가져 보고 싶습니다.
Q. 덴탈 2804 회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2010년, 처음으로 풀지르코니아 작품사진을 덴탈2804에 올렸습 니다. 보철을 잘 만들어서, 또는 사진을 잘 찍어서가 아니라 풀지르코니아에 대한 정보와 사진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덴탈2804 활동을 시작했는데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 버렸고, 돌이켜 보면 그동안 올렸던 사진 하나 하나가 내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덴탈2804와 SNS를 통해 국내, 국외의 기공사들이 업로드해 주신 훌륭한 작품사진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또 많은 것들을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만든 보철의 부족한 부분을 더 빨리 찾고 더 빨리 깨닫는 길은 남의 작품사진 백 장이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촬영한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사진으로 감상하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이지만 내가 만든 보철물을 직접 촬영하고 여기저기에 올려보는 것이 좀 더 빠른 길을 보여 주었다고나 할까요?
DSLR 카메라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똑딱이 카메라나 폰으로 촬영해도 좋습니다. 보철사진을 촬영한 다음 그 사진들을 검토하고 또 덴탈2804에 게시하다 보면 분명 내가 제대로 못해내는 부분 들, 실수하는 부분들이 보일 것입니다. 다음에는 그것을 기반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단계 더 발전된 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이 만든 보철물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것, 그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반드시 좀 더 나은 결과로 보상받으리라 확 신합니다.
인터뷰를마친후잠시내려가본치과의한쪽벽면에는배창진실 장을 비롯한 기공실 사람들의 캐리커쳐 그림들이 당당하게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구미 미르치과 기공실은 젊은 치과기공사들의 열정속에서 풀 마우스 보철과의 전쟁이 치러지고 있을 것입니다.
구미미르치과 기공실 사람들 - 우측 하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창진실장, 권경아, 이호진, 정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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