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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한정” 뉴스를 보면서

by 덴탈2804 posted Mar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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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합의했습니다. 
고용노동소위는 토, 일요일을 포함한 주 7일을 근로일로 정의함으로써,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한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다만 개정안 시행에 앞서 산업계가 받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 규모별로 시행 시기를 차등 적용키로 했다고 합니다.

근로시간과 관련해서 ‘주당 40시간’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당 40시간’이라는 말은 지금까지 평일의 정상적인 근무시간을 의미했습니다. 여기에 평일 연장근무 12시간과 휴일(주말) 16시간의 근로시간을 합쳐 총 68시간이 지금까지의 주당 최대 근무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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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7일,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토·일을 포함한 주 7일을 모두 ‘근로일’로 정의하는 법문을 명시해 주당 근로시간의 허용치를 52시간 (1주일 40시간 + 연장근로 12시간)으로 못 박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즉, 일주일이 5일이 아니라 7일이며, 주당 40시간은 7일에 대한 40시간임을 명시한 것입니다. 주말 16시간의 근무가 없어진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주중에 연장근로 12시간을 했다면 주말에는 추가 근무가 불가능해지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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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한정” 뉴스를 보면서


생각해 보면, 법적으로 최대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정해진다고 한들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이 치과기공계의 공통적인 인식이 아닐까 합니다. 경영자인 소장이나 노동자인 직원(기사) 양쪽 모두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3천여 곳의 치과기공소 중 5인 이상이 근무하는 기공소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많이 잡더라도 20~30% 정도일 것이며, 5인 이하 규모의 업체는 법적으로 적용 시기가 정해진 것도 아니니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게다가 여태껏 소규모 가내수공업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골목 어귀의 수많은 치킨집처럼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분위기다 보니, 기공소에서 근무하는 기사들은 어떠한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니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대조차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회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또 변화하는 사회가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회적 변화는 눈 깜짝할 사이에 기공소 문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일례로, 치과기공계의 구인난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의 구인난은 어느 날 갑자기, 하루아침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일찍이 학교 차원에서부터 이러한 조짐들이 나타났고, 모두들 우려하는 사이에 무서운 현실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그리고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심하게 말하면 이제는 구인을 포기하고 비싼 기계에 일을 맡겨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주 52시간 근무 문화가 사회적으로 정착 단계에 들어선다면 다른 분야의 근로환경과 낙후된 치과기공계의 근로 환경은 분명히 비교될 것이며, 젊은 사람들은 더 나은 근로환경을 찾아 해외로, 또 타업종으로 미련 없이 떠날 것입니다. 

렇기 때문에 당장 타업종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비슷하게 따라가려는 노력과 시도들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치과기공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며 가장 안타까워할 사람들은 아마도 4, 50대의 비교적 젊은 소장층이 아닐까 합니다. 기공계에서 나름대로 20여 년 가까이 버텼으니 이제 와서 다른 일을 찾아 나설 나이와 형편도 아니고, 크지 않은 규모의 기공소라서 맘 놓고 직원을 고용할 처지도 아니다 보니 결국 소장 혼자 밤샘 작업을 하며 과로사를 걱정해야 하는, 그야말로 슬픈 현실이 눈앞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딱히 누구의 탓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야 있겠습니까만, 50주년을 넘겼다 이야기하는 협회만큼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문제들을 앞장서서 예견하고 대책을 수립한 다음 교육을 통해 경영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주어야 할 협회가, 현재 그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어떻든, 또다시 화창한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이 봄에는 불어보는 따뜻한 바람과 함께 귀인이 나타나, 몸은 고되어도 마음만은 걱정 없이 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봄날의 허망한 꿈을 꾸어봅니다. 

그리고 오늘도 거래처 호출에 바쁘실 테지만, 그래도 스쳐 가는 봄날을 조금씩 즐기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도 조금은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합니다. 


주절주절 수다가 길었습니다. 저는 또 시간이 되면 찾아뵙도록 하고,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 창 재 (덴탈2804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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