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키르기스스탄 이야기 | 광주보건대학교 학생들의 틀니 봉사활동

by 덴탈2804 posted Oct 27,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jpg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김명희 님은 2804매거진을 통해 몇 번 소개된 바가 있는 한국인 치과기공사이자 교육자입니다. 
김명희님은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 지난 몇 년간 열정적으로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동시에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무료 틀니를 제작하여 증정하는 의료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가끔 덴탈2804의 게시판을 통해 근황을 전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지난 8월 2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광주보건대학교 치기공과 학생들의 키르기스스탄 틀니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전해주었습니다. 
2804매거진은 김명희 님의 봉사활동 이야기를 편집하여 게재하고, 봉사단을 인솔하여 키르기스스탄에 다녀온 광주보건대학교 치기공과 선금주 교수님의 글을 함께 전합니다.


2.jpg

 



롯프론트에서 틀니봉사 활동을 하다 

전날 밤, 숙소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학생들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취침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첫 봉사활동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아침 일찍 일어났고, 숙소에서 차량으로 2시간 거리의 롯프론트에서 첫 틀니봉사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3.jpg

 


열심히 바이트를 뜨고, 마운팅하여 배열하고, 시적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환자들이 너무 많이 왔고, 새로이 인상 채득하신 분도 세 분이나 계셨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아이들에게 불소 도포를 했습니다. 

함께한 광주보건대 학생들은 열심히 배열하고, 또 환자에게 직접 시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머나먼 이곳까지 와서 열심히 일하는 학생들이 장하고 대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저마다 삶의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jpg

 


틀니봉사 후에는 환자분들이 십시일반으로 장만한 푸짐한 음식으로 식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토끼 다섯 마리를 분양해 주었는데, 토끼가 잘 자라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롯프론트에서의 첫 봉사활동을 마치고 키르기스스탄의 옛 수도이자 비단길 당시의 전설적인 시장인 ‘부라나’로 향했습니다. 밤에 불을 피우던 사막의 육상등대가 아직도 남아있네요.


5.jpg

 



토마토 치과기공소에서

전날 배열한 모델을 큐링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저희 직원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위해 비쉬켁에서 가장 맛있는 양고기 샤슬릭 식당을 방문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모두들 입맛에 맞다 합니다. 식사 후에는 비쉬켁의 전통 시장도 둘러보았습니다.


6.jpg

 


오후에는 저의 기공 이야기를 곁들인 교합 세미나를 진행하고, 세미나가 끝난 후 광주보건대학교와 M.O.U를 맺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에는 고려인 식당을 찾아 식사하고, 저희 토마토 상담소와 승리공원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양치기 목동들을 만나다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교회 가실 분은 가고, 남은 일행은 아시아몰에 들러 쇼핑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습니다. 
점심에는 키르기스스탄의 민속식당 ‘수파라’에서 모듬 고기 시샤슬릭을 먹었습니다. 다들 아직까는 양고기가 질리지 않나 봅니다.


7.jpg

 


오후에는 양치기 목동들의 거주지에 방문했습니다. 25살 카시엣에게는 플렉시블 틀니 2개가 끼워졌고, 예전부터 틀니를 하고 싶어 했던 촐폰 아주머니도 드디어 틀니 본을 떴습니다. 



벨라보스크에서 불소 도포 및 틀니 봉사활동

비쉬켁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벨라보스크라는 마을의 학교에서  불소 도포 봉사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마을 아이들이 저희들을 반겨주었습니다. 
더불어 마을 이장님, 교장님, 면장님 등 마을 주민분들을 위해 만든 22개의 틀니를 끼워드리기도 했습니다. 아주 잘 맞아 모두들 만족스러운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벨라보스크 마을로부터 감사장 전달받는 행사가 열린 후  마을 사람들이 준비한 식사를 대접받기도 했습니다. 


8.jpg


 9.jpg

 



노숙자 목동들의 거주지 무사센터 방문

산위에 있는 무사센터를 찾아 양우리 청소와 땔깜을 준비하는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산에 사는 목동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과 말안장, 농기구 등을 선물했습니다. 조그마한 기금 전달식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날에는 한국 식당을 방문하여 오랜만에 한국 음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비쉬켁의 백화점을 구경하고, 하얏트 호텔에서 커피도 마셔보는 등 도심지를 둘러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10.jpg

 



고려인들을 위한 잔치 및 조각대회

고려인들을 위한 위로잔치를 열었습니다. 고려인 100분을 초청하여 선물도 드리고, 식사 대접도하고, 즐겁게 춤추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고려인들이 끼우고 있는 틀니를 리라이닝하고 청소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11.jpg

 


그리고 현지의 치과기공사를 대상으로 광주보건대학교배 조각대회를 개최하고, 상장과 상품 전달식을 진행하였는데, 내년을 기약하며 조금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2.jpg

 



13.jpg

 






광주보건대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봉사를 마치며 - 김명희


14.jpg

 


8월의 무더운 날, 광주보건대학교에서 키르기스스탄으로 틀니 봉사활동을 왔습니다. 저는 이곳 키르기스스탄에서 틀니 1,000개의 꿈을 가졌고, 틀니 1,000개를 만들면서 많은 기쁨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함께 열심히 봉사하고 즐겁게 보내자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틀니, 불소, 목동, 고려인 봉사 등의 다양한 일정을 짜고,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봉사팀을 받아 본 경험이 없어 많이 부족했을 텐데, 학생들은 본도 뜨고, 배열도 하고, 아무튼 너무나 잘 해주었습니다. 특히 고려인 할머니들과 함께 스스럼없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모습을 보니 “나보다 훨씬 낫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들의 틀니를 리라이닝하고 수리할 때는 정말 열심히 광내고 작업해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교수님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원활한 봉사활동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혼자 봉사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다른 이들과 함께하니 기쁨이 두 배였습니다. 그렇게 어색함도 없이 10일 동안의 시간을 정말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렇게 이곳에서 만든 틀니 48개와 불소 봉사, 고려인 봉사, 노숙자 봉사가 키르기스스탄에게는 좋은 선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학생들도 이곳에서의 체험이 앞으로의 기공일에 도움이 되고, 또 삶의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국가고시 준비하느라 바쁠 텐데, 공부도 즐겁게, 기공 일도 즐겁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하면 힘들거나 지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금의 여유가 생겼을 때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가져봅니다. 

2018년의 여름을 함께해 준 광주보건대학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은 광주보건대학교의 키르기스스탄 봉사단을 이끈 치기공과 선금주 교수와의 1문 1답입니다. 


15.jpg

 


Q. 봉사 활동을 가게 된 계기를 소개해 주신다면?

이번 봉사활동은 광주보건대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코이카 국제 봉사활동’ 프로그램의 일환입니다. 이전에는 치기공과를 제외한 여러 개 학과의 공통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는데, 올해는 치기공과 학생들이 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져 치기공과 학생들만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치기공과 재학생들만을 데리고 키르기스스탄으로 봉사를 가고자 했던 이유는, 치기공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전혀 없고, 미래에 자신들이 할 일이 다른 이에게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모른 채 직업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젊은 치과기공사들에게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파견된 봉사단의 규모 및 구성은?

‘국제교류와 협력’이라는 코이카에서 요청한 수업을 이수한 치기공과 3학년 학생들 중 10명을 선발하고, 저와 우리 대학 국제교류처 직원 선생님 한 분이 인솔자로 동행하여 총 12명의 봉사단이 출발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는 치과병원 및 치과기공소를 운영하는 김명희선생님과 통역을 담당했던 이미현 씨까지 합류하여 총 14명의 인원이 함께 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Q. 봉사활동 중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행사가 있다면?

10박 11일의 봉사 기간 동안 거의 매일 덴처를 제작하여 총 48개를 만들고, 불소도포 등의 치과관련 봉사활동도 함께했습니다.  
그 외에도 기억나는 일들이 매우 많은데, 자신의 안락한 삶을 모두 내려놓고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사는 여러 봉사자들이 전해주는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저에게도,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또한 한두 사람의 덴처를 무료로 제작해주기 위해 2시간 이상의 거리를 4회씩이나 방문하는, 이름도 없고 빛도 없이 다른 이들을 돕고 사는 김명희 선생님의 삶. 
그리고 그곳 키르기스스탄 기공사들에게 치과기공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무료로 세미나를 진행해주고, 그 세미나를 받았던 대상자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기 위해 봉사기간 중 시행했던 기공경연대회가 매우 인상 깊게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기공경연대회에는 우리 학생 중 한 명이 참여했는데, 그 학생도 “스스로에게 많은 자극이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공 인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봉사활동을 마친 후의 소감이나 소회가 있다면? 

동물은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그저 모든 것에 만족합니다.   반면, 인간은 자신의 삶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면 많은 돈과 명예를 가져도 완전한 만족에 이르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돈과 명예를 찾아 헤매면서도 더욱 목말라하기 마련입니다. 역사상 가장 큰 부와 명예를 가졌던 솔로몬 왕도 죽음을 앞둔 말년에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러나 비록 부와 명예는 없다 할지라도 다른 이들을 돕고, 그로부터 얻는 보람을 느낄 때 인간은 가장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사는 키르기스스탄의 봉사자들은 육체적 삶의 질은 떨어질지라도 한결같이 행복해했고,  오히려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봉사활동은 그동안 제가 살아왔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여했던 학생들도 역시 다른 이를 도울 수 있음에 무척 뿌듯해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치과기공사가 하는 일들이 얼마나 보람된 것인지를 알게 되고,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되찾아줄 수 있는 귀한 직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된 듯합니다.   


Q. 앞으로의 전망이나 계획은?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미력이나마 다른 이를 돕는 일에 적극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겨울에도 한 번의 봉사 기회가 예정되어 있어 행복하게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현재의 우리 치과기공계가 매우 힘든 시기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지금, ‘치과기공사’는 더이상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아니라는 인식이 일반화되고, 학생과 젊은 기공사들은 우리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을 배우는 기간은 비록 힘들더라도, 우리 직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되찾아주는 귀한 직업인지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취지에서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번 키르기스스탄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Articles

2 3 4 5 6 7 8 9 10 11